태양의 용자 파이버드이자 지구용사 선가드를 실장석 참피에서도 볼 수 있는 소설 위대한 미도리

후타바 마을 외곽의 공터에는 실장석들이 살고 있다.

  본토 공습 이후 주인을 잃은 그 공터는 그렇게 쭈욱 방치되었다. 그러던 것이 주변의 낡은 아파트들과 단독주택, 상가 등지에서 양심과 함께 던져버린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그곳에는 산이 생겨났다.

  이제 와서는 그 위에 쌓인 쓰레기의 처리비용만으로도 땅값을 아득히 초월해버린 상황. 공무원의 태만과 무책임이 겹친 그곳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색 버러지들, 실장석이 꼬여 들었다. 인간에게 기생해 살아가는 것 이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는 버러지들에게 그곳은 그야말로 지상낙원이었다.

  땅에 고인 침전물을 마시고, 썩어 문드러진 쓰레기를 퍼먹으며, 자신들이 세레브하다고 주장하는 그 꼬락서니를 보고, 사람들은 그곳을 비꼬아서 ‘후타바 실장 공원’이라고 불렀다.

  바로 그곳, 후타바 실장 공원에 한 남자가 발을 딛었다.

  "우직 쾅쾅!! 나타났다~♪. 매주 토요일♬ 나는 무서운~♪ 학살파♩ 토시아키~♪"

  방수가 되는 작업복, 고무장화, 마스크(아베노마스크는 아니다!), 그리고 산업용 고글. 언뜻 보면 쓰레기를 처리하러 온 청소업체 직원처럼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의 이름은 토시아키. 33세, 회사원. 끝이 두개로 갈라진 포크처럼 생긴 빠루와 같은 무언가를 사용하는 학살파였다. 그는 매주 토요일 17시가 되면 후타바 마을의 공원을 순회하며 24분간만 학살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렇게 활동하기를 47회, 주변의 공원들을 실장 프리존으로 만들어버린 그가, 마침내 후타바 실장 공원에 발을 딛었다. 

  [뎃, 닝겐이 온데스!]

  [호구 오는 데스? 어서 오는 데스?]

  [아닌데스!!! 학살파인 데스!]

  [하얀 악마보다 더 무서운 포크 쓰는 학살파 데스!!!]

  "친절한 설명 고맙구나! 햣하!!!"

  [데벳!] [뒈짓!] [뒛!] [Death!]

  공원에서 즐겁게 뛰놀던 실장석들은 토시아키의 등장에 혼란에 빠졌다가 자신들이 도망쳐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했고, 이어서 토시아키의 빠루와 같은 무언가에 파괴되어 공원에 피와 살점을 날리고, 바닥의 얼룩이 되었다.

  [에잇 데스! 에잇 데스! 어서 놓는 데스!]

  [테에엥! 마마, 귀엽고 세레브한 와타치를 버리지 마는 테치!]

  [놓는데샤! 와타시는! 와타시는 살아야하는데스!!!]

  [귀엽고 세레브한 와타치를 버리면 마마는 무슨 수로 사육실장이 되는 테치? 그러니 어서 와타치를 데려가는 테치!]

  [데... 실은 오마에는 별로 귀엽지 않은 데스.]

  [텟!?]

  [그동안 와타시의 자라서 귀여울거라고 매번 말했지만... 거짓말이었던 데스. 오마에는 전혀 귀엽지 않은데스.... 그러니 어서 놓는데샤아!!!]

  “모녀 한꺼번에 햣하!!!”

  [뒈짓!] [테짓!]

  -파킨!- -파킨!-

  토시아키의 포크를 닮은 빠루와 같은 무언가(이후 빠루)가 번득일 때마다 후타바 공원의 청결도가 1씩 상승했다. 어느 한군데 안 병신인 곳이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병신인 신체구조로는 뛰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이리저리 자빠지며 쓰레기와 뒤섞였고, 토시아키는 하나씩 하나씩 그것들을 진짜 쓰레기로 만들어주었다.

  그때였다.

  [그만두는 데스! 이 악당!!!]

  “음?!”

  저무는 해를 등지고 홀연히 나타난 한 마리의 실장석이 쓰레기 산 위에서 당당히 외쳤다. 토시아키는 소리가 난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어떤 건방진 버러지냐!!!”

  [레벳!!]

  [레뺫!!]

  토시아키은 일갈을 내지르며 빠루를 휘둘러 우지챠를 안고 도망가던 엄지를 덮쳐 바닥의 얼룩으로 만들었다.

  [바로 와타시인 데스!!! 닝겐!!! 더 이상 죄 없는 실장을 괴롭히는 것을 멈출 것을 명령하는 데스!!!]

  “하???”

  [데에... 와타시의 세레브함에 메로메로 되서 슬픈 일을 멈춘 데스? 다행인데스. 고져스한 와타시의 무릎이 공원 바닥에 닿게 한 무례는 용서해줄테니 와타시는 이만 가보는... 데짓!!!]

  -파킨!-

  태양을 등진 그 실장석은 두 팔을 벌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토시아키는 그 실장석의 당당한 기세에 휘두르던 빠루를 마저 휘둘러 바로 앞에서 슬슬 기어서 도망가려한 성체를 일반 쓰레기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추가로 그의 주변에서 사지를 후들거리며 기어가려 몸부림을 치는 몇 마리를 추가로 쓰레기에 섞어주었다.

  -파킨!- -파킨!- -파킨!-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던 실장들은 걸음을 멈추고 석양을 등지고 선 그 실장석을 올려다 보았다.

  [앗! 저 실장은?!]
 
  [공원경비대의 대장 미도리인데스!!]

  [번개 남작과 슈퍼 경비실장을 데리고 다닌다는 공원경비대의 대장 미도리 말인데스?!]

  [맞는데스!! 근데 오마에는 이 공원 실장 아닌데스? 왜 당연한걸 묻는 데스?]

  [이상하게 물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물은 데스.]

  토시아키의 귀에 낀 이어폰에 실장들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번역되어 들어왔다.

  “뭐? 공원 경비대?”

  토시아키는 코웃음을 쳤다. 공원 경비대라는 단어도, 학살파인 자신을 향한 당당함도, 저 버러지가 무언가 해줄거라고 믿는 실장석들의 눈도, 그 모든 것들이 빠루를 움켜쥔 토시아키의 손에 힘을 불어넣었다. 토시아키는 성큼성큼 공원경비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미도리를 상대하기 전에 와타시를 상대하는 데스! 와타시는 번개 남작인데스!]

  [와타시도 상대하는 데스! 와타시는 슈퍼 경비실장인데스!]

  미도리의 뒤에서 두 마리의 실장석이 나타나더니 쓰레기의 산을 내려오며 소리쳤다.

  “건방진 피라미들이!!! 까불지 마라!!!”

  [데벳!!!] [데에에엑!]

  - 파킨! - -파킨!-

  토시아키의 빠루가 휘둘러졌다. 토시아키의 빠루는 마치 칼처럼 번개 남작과 슈퍼 경비실장의 허리를 갈랐다. 상하로 분리된 번개 남작과 슈퍼 경비실장, 두 마리는 비명과 함께 위석이 깨지며 그대로 파킨했다.

  [데엣! 번개 남작! 슈퍼 경비실장!!! 똥닝게에에엔!!! 용서할 수 없는 데스!]

  미도리가 두 눈에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쓰레기 산을 달려 내려왔다. 그리고 그대로 토시아키를 향해 보검(대못)을 뻗었다.

  “용서할 수 없으면 어쩔 거냐? 이 버러지가!”

  토시아키가 빠루를 미도리를 노리고 휘둘러졌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미도리는 뒤로 펄쩍 물러나 토시아키의 빠루와 같은 무언가를 피한 것이었다!

  “뭐?!”

  [똑똑히 보는 데스! 이것이야말로 정의의 힘인데스!!!]

  실장석이 빠루와 같은 무언가를 피했다고?! 생각지 못한 상황에 벙찐 토시아키의 앞에서 미도리가 그렇게 외치더니 보검을 들지 않은 다른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봉투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 그것은!?!?”

  놀란듯 중얼거린 토시아키, 그런 토시아키를 앞에 두고 미도리는 녹색의 신발 위로 분홍색 실장 신발을 겹쳐 신었다. 어깨에는 사육실장용 착탈식 리본 장식을, 가슴에는 병아리 모양 이름표를 찼다. 참고로 이름표에는 ‘아마노’라고 쓰여있었다. 마지막으로 머리에 셀린🌕 비닐백을 뒤집어 썼다.

  [사육실장이었던 와타시와, 들실장이 된 와타시!!! 두 힘을 합쳐서 새로운 와타시가 된 데스! 와타시의 이름은 위대한 미도리 데스!!!]

  “뭐야, 원 사육실장이야?”

  뭔가 대단한 것이라도 된 것처럼 데스데스 지껄이고 있는 녀석을 내려다보며 토시아키는 맥빠진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실장석의 눈에는 그것이 뭔가 달라보였던 것 같았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응?”

  순간, 들려오는 실장석들의 함성에 토시아키는 눈을 돌렸다.

  [위대한 미도리!!!]

  [위대한 미도리! 세레브한 레치!]

  [공원의 수호자의 탄생인 테스!!!]

  [위대한 미도리!!! 닝겐을!!! 학대파를 물리쳐주는 테치!!!]

  멀찍이 몸을 피해 구경하던 실장들이 조금씩 더 다가와 미도리를 응원했다. 미도리는 투지에 불타오르는 눈으로 보검을 치켜들어 토시아키를 겨눴다.

  [닝겐! 실장의 꿈을 빼앗고 공원의 평화를 찢어발기려는 악한 야망! 이 위대한 미도리가 용서하지 않는 데스!!!]

  “……뭐가 위대한 미도리냐! 바닥의 얼룩으로 만들어주마!”

  무언가 생각하듯 잠시 멈칫했던 토시아키는 그렇게 말하며 미도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빠루를 들어 자신을 향해 찔러 들어오는 미도리의 보검을 가볍게 튕겨냈다. 미도리는 보검을 놓치지 않은 채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와타시의 보검을 튕겨낸 데스?! 꽤 하는 닝겐인 데스!!! 자, 다시 가는 데스!!!]

  - 챙! 챙! 챙! -

  [대단한데스, 위대한 미도리!]

  [학살파를 상대로 보검을 저렇게 휘두르는 데스!!!]

  [위대한 미도리!!! 마마의 원수를 갚아주는 테치!!!]

  토시아키는 미도리가 들이대는 보검에 적당히 빠루를 맞춰주며 주변을 살폈다. 인간을 상대로 대등한(?) 싸움을 하고 있는 미도리의 모습에 실장석들이 모여들어 구경하고 있었다. 미도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쓰레기장 이곳저곳에서 실장석들이 하나씩 기어나왔고, 점점 한데 뭉치고 있었다.

  [헉... 헉... 위대한 미도리의 보검을 상대로 여기까지 버티다니 제법인 데스. 하지만 장난은 여기까지인 데스. 받는 데스! 위대한 미도리의 필살의 불꽃검을!!!]

  토시아키가 적당히 대주는 빠루를 상대로 전력으로 보검을 휘두르던 미도리는 잠시 보검을 내리고 숨을 몰아쉬더니 데엑 소리를 내지르며 보검을 번쩍 치켜들었다. 보검의 끝에 저물어가는 태양이 걸렸다.

  [믿는 데스!! 위대한 미도리!!!]

  [공원의 수호자 레후!]

  [닝겐을 이기는 테치!!!!!]

  [정의는 승리하는 레치!]

  [우오오오오!!!!!!!!!]

  “흠, 슬슬 됐나.”

  공원 실장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투지를 끌어올리는 미도리 뒤로 바글바글 모여든 실장석들의 모습에 토시아키는 중얼거렸다. 저정도 위치면 저것들이 도망간다고 버둥거려도 전부 치워버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치야아아아아아압!!!!]

  미도리의 보검이 토시아키를 향해 휘둘러졌다.

  그리고,

  “자, 이쯤하자.”

  [데?]

  - 콰직 -

  [데벳!]

  토시아키의 빠루가 미도리의 대가리를 부수고, 모가지를 꺾고, 몸뚱어리의 반 이상을 단번에 찌그러트렸다. 반쯤 뭉개지며 갈라진 미도리의 상체가 그 위에 얹어진 빠루에 기대어 부들부들 떨렸다. 토시아키가 빠루를 들어올렸을 때, 미도리의 몸뚱이는 앞으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

  “자아, 후타바 실장 공원의 버러지들? 이제 공연 구경값을 받겠어요.”

  미도리의 잔해를 넘어, 그 전까지의 대등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갑작스러운 결말에 미쳐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장석의 무리를 향해 토시아키는 성큼 걸음을 옮기며 빠루를 올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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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합X 파이버드와 그랑버드 예약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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