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테일 몰살루트 급의 실장석 참피 소설 초겨울의 탁아

 11월 말.

편의점 앞에서 자실장 3마리와 탁아를 준비하고 있는 친실장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제 공원에 기습적으로 구제가 실시된 탓에 친실장은 지금까지 모은 보존식부터 시작해서 집까지 전부 잃어버린 상태였다.

하얀악마들에게 욕지거리를 내뱉는 것도 잠시, 공원에서 벗어나 으슥한 골목길에서 자들을 껴안고 덜덜 떨면서 잤던 친실장은 결국 탁아를 하기로 했다.

자신의 자들은 당연히 귀여우니까 닌겐들이 사육실장으로 모시지 못 해 안달일 것이 분명했다. 닌겐들이 실장석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있었지만, 친실장은 자신의 자들만큼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닌겐들이 자신의 자에게 메로메로될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친실장에게는 구제 전까지 자가 4마리가 있었지만, 막내인 4녀는 구제가 일어날 때, 도망치기 위한 미끼로 던져준 탓에 친실장에게 남은 자는 3마리였다.

4녀는 죽기 전에 자신을 하얀악마들이 있는 방향으로 집어던진 친실장에 저주를 퍼부었다. 사실 친실장이 4녀를 미끼로 던져줄 필요는 없었다. 구제요원들은 멀리 있었고, 친실장일가는 여유롭게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포에 빠진 친실장이 도망칠 시간을 벌겠다며 4녀를 저 멀리 던졌고, 4녀는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죽었다.

그래도 친실장에게 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자는 또 낳으면 그만이고, 이미 죽은 자보다는 귀여운 장녀와 차녀, 3녀를 살리는 것이 더 좋을 테니까.


해가 지고, 거리에는 어둠과 조명으로 명암이 뚜렷해졌다. 초겨울이라 찬바람이 불었고, 친실장은 남은 자 3마리와 함께, 편의점 앞에서 닌겐들을 물색하면서 오들오들 떨고있었다.

편의점 앞에서 떨고있는 친실장의 머릿속에서는 닌겐에 대한 모든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햣하! 죽어라 X발놈들!"
"아 X같은 새끼들아 절로 안 꺼져?!"
"X발, 똥내나는 새끼들…."

친실장의 기억 속에서 닌겐에 대한 좋은 기억은 하나도 없었다. 다른 동족들이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 하거나, 사육실장이 될 권리를 준다고 말했다가 곤죽이 된 것은 일상이였고, 가만히 숨어사는 이웃들이 학대파에게 일가실각 당하는 일도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친실장은 탁아를 해야만 했다.

"실키짱~ 너무 멀리가지마~"

단 한번 뿐이지만, 전에 공원으로 산책을 나온 닌겐이 사육실장으로 보이는 녀석에게 살갑게 대해주면서, 간식을 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들실장이라면, 닌겐에게 살해당하지만, 사육실장이라면 닌겐에게 모셔진다. 핑크색드레스에 콘페이토, 스시, 스테이크를 원 없이 가질 수 있고, 닌겐을 하인으로 부리면서, 자들도 굶어죽는 일 없이 키울 수 있을 것이었다.

거기에다 평소 닌겐들에게 살해당한 놈들은 모두 성체실장이었다. 자신의 귀여운 자들에게 손을 댄다는 것은 닌겐들이라도 함부로 못 할 일일 것이라 친실장은 생각했다.


"마마, 닌겐들이 있는 테츄!"
친실장이 사육실장이 되면 무엇부터 해야하나, 달콤한 꿈에 젖어있을 때, 장녀가 친실장의 옷끝을 잡아당기며 닌겐들이 온다고 말했다.

그리고 달콤한 꿈에서 깬 친실장은 순간적으로 꿈을 방해한 장녀가 짜증이 났지만, 편의점 유리창 너머로 까만 봉지를 들고 나오려는 닌겐이 보였기 때문에, 장녀에게 짜증낼 틈도 없이 탁아를 준비했다.

"장녀, 준비된 데스?"
"하잇! 테츄!"

달달한 상상에 젖느라, 찬 바람을 계속 맞은 친실장은 손과 발이 덜덜 떨렸지만, 일단 걸어오는 닌겐의 봉지에 장녀를 집어넣기만하면, 손과 발의 한기도 메로메로된 닌겐이 알아서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닌겐이 편의점 유리문 앞까지 왔다. 친실장은 유리문 옆에서 닌겐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머리카락이 긴 여자 닌겐이었는데, 손에 든 까만 봉지에는 당연히 자신과 자신의 일가를 먹일 식량이 들어있는 것이 분명했다.

친실장은 묵직해 보이는 까만 봉지를 바라보면서, 그 안에 들어있을 거라 추측되는 스시, 스테이크, 콘페이토의 맛과 향기를 열심히 상상했다. 그러면서, 친실장의 눈은 초승달모양으로 굽어졌고 코에서는 콧물이, 입에서는 음식생각으로 침이 마구 흘러내렸다.


"X바, 역겨워."
하지만, 친실장은 유리문에 너무 가까이 붙어있었고, 문 밖에서 자실장을 안고 얼쩡거리는 친실장을 본 여자닌겐은 친실장의 탐욕가득해 보이는 면상을 보고 욕을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 열리지 않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친실장은 여자의 욕설을 듣지 못 했다.

오히려 친실장은 유리문 앞에서 잠깐 멈춰 선 여자닌겐을 보고, 빨리 따뜻한 곳에서 배부르게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잠깐 한 눈을 팔았다.

그리고 유리문이 옆으로 스르르 열리자, 친실장은 장녀를 자기 이마만큼 높이 쳐 들고, 여자의 까만 봉투에 장녀를 집어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없었다.
봉투가 없어졌다.
분명히 여자닌겐이 오른손에 들고 있었던 봉투가 갑자기 사라졌다.

친실장은 눈 앞에서 분명히 방금전에 있던 봉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당황했는지 잠시 그대로 멈춰섰다.

여자는 오른손에 들고 무릎까지 닿던 봉투를 유리문이 열리기 전에, 왼손으로 머리까지 들어올렸다.

행복회로를 돌리느라, 잠깐 한 눈을 판 친실장은 여자가 봉투를 바꿔드는 것을 보지 못 한 것이다.


봉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잠깐 당황했던 친실장은 봉투가 반대쪽 위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깨닫자, 이번에는 대놓고 여자닌겐에게 장녀를 갖다 댔다.

"데프프 닌겐상~~ 와타시의 귀여운 장녀를 보는 데스~ 부럽지 않은 데스까? 데뿌뿌~~ 오마에가 성의를 보이면 특별히 사육실장이 되 줄… 데갸악!!!!"

"꺼지라고!"

하지만, 친실장에게 돌아온 것은 사육실장으로 삼아주겠다는 대답이 아니라, 발길질이었다.

여자는 친실장이 장녀를 들고 다가오자, 신발 밑창으로 친실장을 가격했다. 여자에게는 아마 큰 똥덩어리가 작은 똥덩어리를 들고 다가오는 기분이었으리라.

여자에게 면상을 밟힌 친실장은 그 충격으로 뒤로 넘어졌다. 눈 앞에 순간 섬광이 비추면서 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친실장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여자는 이미 저 멀리 걸어가버렸고, 장녀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 친실장이 장녀를 눈 앞에 들고있던 탓에 여자의 발길질로 들어온 충격은 대부분 장녀가 받아내고, 친실장은 장녀를 쿠션삼아 경미한 피해만 받았다.

"테에에...테에에엥….마마, 아픈 테츄…"

장녀는 정말로 심한 부상을 입었는지, 큰 울음소리도 못 내고 있었다. 친실장은 정신을 추스리고, 장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여자의 신발뒷굽이 장녀의 가슴과 배를 직격한 탓에 장녀는 입에서 피를 토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골절된 뼈가 주요장기를 찌른 탓에 출혈이 더 심해졌다.

장녀를 바닥에 내려놓은 친실장은 표정이 심각해졌다. 입과 코에서 흘러나온 피가 턱받이를 새빨갛게 적셨고, 고통으로 빵콘한 팬티도 똥으로 빵빵하게 불어났다.

이 상태라면 탁아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피와 똥으로 범벅이 된 장녀는 친실장 눈에도 별로 귀여워 보이지 않고 더러워 보였다.


그래서 친실장은.
"차녀! 준비하는 데수우!"
장녀를 대충 바닥에 내려놓고, 바로 차녀를 탁아할 준비를 했다.

"테에엥! 마마! 집으로 돌아가는 테츄! 무서운 테츄!"
하지만 차녀는 탁아될 생각이 없었다. 방금 전만 하더라도 당연히 닌겐이 장녀에게 메로메로되서 다 같이 사육실장이 될 줄 알고있었지만, 닌겐은 가차없이 장녀를 묵사발내고, 마마까지 때려눕혀놓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도 장녀와 같은 신세가 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차녀는 삼녀 뒤에 숨었다.

"삼녀부터 보내는 테츄!"
그러고는 삼녀부터 먼저 탁아시키라고 말했다. 방금전처럼 닌겐이 폭력을 휘두르면, 삼녀는 장녀같이 되겠지만, 자신은 산다. 반면, 삼녀가 사육실장이 되면, 자신도 사육실장이 된다.

이런 생각을 한 차녀는 삼녀의 등 뒤를 손으로 밀었다.
그리고 차녀의 이런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삼녀는 자신있게 친실장에게 나섰다.

"테프픗! 무서운 테츄? 오마에도 오마에가 병신이라는 것쯤은 아는 테츄!"
삼녀는 차녀가 단순히 겁을 먹은 줄 알았는지, 차녀에게 한 번 면박을 준 후, 친실장에게 다가갔다.

친실장은 삼녀가 자신있게 나서자, 마음이 놓였다. 같은 분대에서 태어난 자였지만, 겁 먹은 차녀보다는 당당하게 나서는 삼녀가 더 쓸모있는 자였다. 그러면서, 친실장은 사육실장이 되면, 병신같이 겁 먹은 차녀는 그냥 길바닥에 버리고 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삼녀, 다음에 나오는 닌겐은 반드시 메로메로시키는 데스! 삼녀만 믿는 데스."
"걱정마는 테츄! 닌겐따위 메로메로시키는 건 와타시의 애교 한 번이면 낙승인 테츄!"

삼녀는 자신감이 아주 가득했다. 자신의 자매가 인간의 발길질 한 번에 빈사상태가 됐는데도, 삼녀는 그저 장녀가 귀엽지 않은 녀석이라서 그랬다고 생각했다. 사실, 골판지 하우스에서 살 때도, 삼녀는 자신의 자매들이 전부 자신보다 못 한 녀석들이라고 은근히 깔보고 있었다.

친실장이 다시 한 번 자를 들고 탁아준비를 했을 때, 유리문 너머에서 움직임이 보였다. 유리문 이곳저곳에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정확하게 누가 움직이는지 알 수 없었지만, 친실장은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콧김을 내뿜었다.

"테츙~ 테츙~"
삼녀는 제딴에는 귀여워 보이겠다고 열심히 애교연발을 하고 있었고, 친실장은 그런 삼녀를 보면서 실패할 리가 없다는 자신감에 초승달 눈을 지었다.


그리고 유리문이 스르륵하고 열렸다.
친실장은 어떤 닌겐일지 기대하면서, 고개를 들어올렸다.

친실장이 고개를 들고 누가 나왔는지 보자, 그곳에는 편의점 알바생이 서있었다. 친실장은 알바생의 등 뒤에 있는 조명으로 인해, 앞에 서 있는 닌겐이 어떤 표정을 짓고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입은 옷을 통해 항상 편의점에 있는 닌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테뿌뿌~~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와타시를 마중하러 나온 건 칭찬해 주는 테츄! 노예! 당장 와타시에게 우마우마한 것을 바치는 테츄!"

터질 것 같은 기대감도 잠시, 친실장은 삼녀의 멘트를 들으면서, 자신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오마에, 와타시와 와타시의 자를 위해 보존식을 비축해 둔 건 잘한 데스우, 이제 추우니까 들여보내주는 데스."

친실장은 편의점 안에서 나오는 온풍을 맞으며, 드디어 따뜻한 곳에서 배부르게 먹겠다는 확신에 기뻐했다.


하지만.
"더러운 새끼들…"
닌겐의 입에서 나온 것은 모욕이었다.

친실장은 그 한마디를 듣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공원에서 실장석을 때려죽이던 닌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더럽다"였음을 생각하면, 지금 앞에 닌겐은 자신들에게 호의가 없는 것이 분명했다.


"무슨 말인 데스까? 레이디에게 무례한 데스! 당장 와타시타치에게 사과하고 먹을 것을 내놓는 데스!"

그럼에도 친실장은 오히려 앞에 있는 닌겐에게 강하게 나갔다. 다른 선택지도 없는 상황에서, 강하게 나가면 닌겐이 자신들에게 겁먹을 지도 몰랐다.

"더러운 건 오마에인 테츄! 와타시는 매일 마마가 혀로 닦아주는 테츄! 헛소리하지 말고 당장 와타시를 사육실장으로 하는 테츄!"

삼녀 역시 역정을 냈다. 친실장과는 달리 진심으로 열 받아서 역정을 냈지만, 친실장이 화를 내는 것에 기고만장해서 큰 소리로 화를 냈다.


"더 이상 못 참는 데스!"
닌겐이 잠시 아무말 없이 서있자, 닌겐이 겁을 먹었다고 생각한 친실장은 앞의 닌겐을 넘어, 아예 편의점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역시 세게 나오면, 상대방은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이었다.

"비키는 데스"
그리고 친실장은 자신이 완전히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는지 문을 가로막고 선 닌겐에게 비키라는 명령을 했다.



쫙!

하지만 친실장이 문의 경계선을 넘어,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친실장의 면상에 또 충격이 가해졌다.

전혀 신경쓰지 못 했으나, 알바생은 삼단봉을 오른손에 들고있었다. 편의점 앞에서 탁아를 시도하거나, 들어오려는 실장석을 두들겨패기위해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친실장은 삼단봉에 맞아, 완전히 바깥으로 밀려났다. 품에 안고 있었던 삼녀는 놓쳐버렸고, 친실장보다 더 멀리 밀려났다.

친실장은 정신을 좀 차리는가 싶더니, 닌겐의 무자비한 발길질에 채이기 시작했다. 알바생이 잠시 문에서 멈춰선 것은 삼단봉이 잘 빠져나오지 않아서였을 뿐이었다.

친실장은 인정사정없이 두들겨 맞고, 온몸의 뼈와 근육이 뒤틀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한 마디 했다.

"닌겐! 삼녀가 마음에 안 드는 데스?! 그럼 귀여운 차녀는 .. 데갹!"

이번에는 삼녀 대신에 차녀를 사육실장으로 모시게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차녀는 겁을 먹고 도망가고 있었다.

"장녀! ...장녀!"
이번에는 장녀를 말해봤지만, 장녀는 방금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삼녀가 가장 좋은 녀석..! 데샤아아!!!!"
마지막에 친실장은 다시 삼녀를 말해봤지만, 닌겐은 또 언제 그랬는지 삼녀를 길바닥 껌딱지로 만들어놨다.

"제발 와타시를 사육….파킨!"

두들겨 맞던 친실장은 최후까지 정신을 못 차렸는지, 자신을 죽이려는 닌겐에게 사육실장으로 삼아달라고 말했지만, 링갈이 없는 닌겐은 친실장을 그냥 때려죽였다.


위석이 깨지는 바로 그 순간, 친실장은 따뜻한 곳에서 배부르게 먹는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었지만, 친실장의 몸뚱아리가 간 곳은 차가운 종량제봉투 속이었다.

알바생은 무심하게 편의점 앞의 실장석 3마리의 시체를 치우고, 그곳을 물청소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퇴근시간에 길바닥에서 얼어죽은 자실장의 시체를 봤지만, 그놈이 어제 죽인 일가 중 하나라는 사실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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