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 세계관 작품집5 - 마지막 이야기 최후의 크로스 오버 실장석 참피 심부름 센터 실장석 딜리버리 서비스 하편

 목소리의 주인은 세레브 실장석 서비스의 보스인 세레비였다.

 

실장석들이 하나도 아니라 둘이나 파킨하고 나머지의 위석마저 시커멓게 변하는 것을 본 세레비는 급히 짐을 챙겨 현장으로 직접 온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오고 나니 원래 자신의 실장석들이 갔어야할 주소지에선 처음 맡아보는 실장석들의 실장취가 강하게 풍겨져 나왔고그린과 초코 등의 실장석들은 온대간데 없었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파악한 세레비는 어쩔 수 없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무작정 아이들의 행방을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이러는 동안에도 죽어나가고 고통받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염치나 부끄러움 같은건 뒷전이었다.

세레비는 그만큼 절박했고벌써 5번째 집이었다.

 

실종된 실장석들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거에요문좀 열어주시는 거에요!”

 

 

세진은 올게 왔다는 심정으로 혀를 찻다.

가장 시끄럽던 분충그린의 몸을 완전히 해부했는데도 위석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부터 사실 이상했다.


예의바른 태도와 실장석이 절대로 손에 넣을 수 없는 예쁘고 깨끗한 옷...

개장수인 철웅이 보낸 실장석이라고 생각하기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게 뭐 어떠하단 말인가?


이들은 실장석빌어먹을 참피들이었다잘나가던 자신을 지옥으로 밀어 처넣은 녹색 돼지들이다.

 

오히려 행복한 얼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는 녀석들의 모습을 보자 분통이 터졌다.

 

행복한 실장석이라니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데슷보스의 목소리가 들린 데스!

 

하이톤의 발랄한 목소리를 들은 초코는 귀를 쫑긋 세우고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데에엥데에에에에슷데에에에에!”

 

이런 시발!”

 

세진은 당황해하며 핑키를 꺼내기 위해 잠시 열어놓은 방음수조의 뚜껑을 황급히 닫았다.

 

초코거기에 있는 거에요문 좀 열어주시는 거에요저희 실장석이 거기에 있는 거에요!”

 

세진은 초코가 들어있는 방음수조를 일단 베란다에 던져 넣고 현관으로 향했다.


세레비가 경찰에라도 신고하면 여러 가지로 곤란해지는 세진이었다.

 

누구...십니까?”

 

문을 연 세진의 앞에 서 있는 것은 커다란 실장석아니 실장인이었다.

 

사슴같이 선해보이는 적록의 눈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상아색으로 빛나는 피부살랑거리면서도 부드럽게 흔들리는 머리카락 등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실장석과 달리 사춘기의 첫사랑이던 여자아이를 떠올리게끔 할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형이었다.

 

세진으로써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 실장인은 실장석들이 각자 본인의 모습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환상그 자체를 구현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세레브 실장석 서비스의 세레비에요여기에 저희 아이들이 있는 것 맞죠?”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은 바쁘니 돌아가주세요.”

 

잠깐만 집안을 보게 해주시는 거에요!”

 

누구 맘대로 집안을 보겠다는 겁니까다시 말하지만 돌아가 주세요.”

 

그런...!”

 

세레비는 이 집에 그린을 비롯한 아이들이 있음을 확신했다.

이미 초코의 목소리를 들은 데다가 현관에서 머리가 터져 죽은 그린의 실장취가 문을 열자마자 풍겨왔기 때문이었다.

 

삐이이이이이이!!!!!!!!

 

문을 닫으려는 세진과 어떻게든 들어가려는 세레비가 옥신각신 하던 그때 집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세레비가 팀마다 하나씩 쥐어서 보내는 방법부저 소리였다.

 

세진이 당황하는 틈에 세레비는 몸을 바싹 낮춰서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이럴수가...! 핑키!”

 

올거라 믿었는 테치... 보스...

 

핑키는 팀의 리더였던 그린의 시체가 담겨있는 봉투를 이빨로 뜯어 방범부저를 꺼낸 모양이었다.

실장 푸드 따위가 들어있어서 세진이 신경도 쓰지 않은 앞치마 주머니에 방범부저가 들어있었다.

 

저 창문씨의 뒤에 초코상도 있는 테.......

 

안그래도 큰 상처를 입었던 핑키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거실에 핑키가 기어온 피의 자국이 선명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세레비는 베란다를 열고 방음 수조 안에 있던 초코까지 구출해 내었다.

 

초코살아있었구나!”

 

자신의 집안에서 마음대로 행동하는 세레비를 보며 세진은 어딘지 모를 데자뷰를 느꼈다.

자신의 인생이 망가진 날그때도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주었던 들실장이 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더러운 운치를 질질 흘리던 그 들실장과 다른 점이라면세레비는 운치 대신 맑은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트리고 있었다.

 

그때는 어떻게 했더라...’

 

세진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들게 된 장도리를 보며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데엑!! 보스 피하는 데슷!

 

초코!?”

 

빠아악!

 

...

 

철퍽...

 

실장석이 아닌 인간을 노릴 정도의 힘이라 그런걸까일격에 초코의 머리가 몸에서 분리되었다.

초코의 머리는 머리에 연결된 척추까지 징그럽게 뽑혀나오며 천장에 눌러붙더니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끈적끈적한 실장석의 피가 묻은 장도리를 본 세레비는 핑키가 작동시켰던 방범벨을 세진의 눈앞에 들며 외쳤다.

 

그만두시는 거에요이건 자동신고 방범벨인 거에요곧 경찰이 오는 거에요.”

 

....!”

 

더 이상 죄를 짓지 말아주시는 거에요!”

 

닥쳐실장석 따위를 싸고도는 년이!”

 

"꺄아아악!"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방금도 우발적으로 장도리를 휘두른 세진이었다.

아무리 매일같이 실장석을 학대하는 세진이어도 멀쩡한 정신으로 여자아이에게 흉기를 휘두를 정도로 독하진 않았다대신 세진은 거칠게 힘으로 세레비를 밀치고는 핑키를 빼앗았다.

 

경찰이 왔을 때 헛소리를 하면 이 자실장도 죽여버리겠어!”

 

그런... 이제 충분하잖아요핑키를 돌려주세요.”

 

시끄러워!”

 

쾅쾅쾅!

 

경찰입니다문여십시오!”

 

젠장할 빨리도 오는군알겠지아무 일도 없다고 말하는거다...!”

 

빨리 안 열면 문 부숩니다문 여세요!”

 

세레비가 슬픈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리는 것을 본 세진은 심호홉을 하고 문을 열었다.

자신의 잘생기고 성실해 보이는 얼굴은 어지간한 거짓말도 통하게 해준다는 것을 방송일을 하며 잘 알게된 세진이었다.

이번만 잘 넘기면... 어쩌면 그 실장인을...

 

하하하 무슨 일이신...크아악!”

 

세진이 문을 열자마자 들이닥친 경찰은 다짜고짜 세진을 제압했다.


세진의 손에 들려있던 핑키가 땅에 굴러 떨어졌다.

 

크아악이게 무슨 짓이야사람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아까 벨을 울린 시점부터 계속해서 통화상태인 거에요.”

 

그래니가 하는 말 전부 들으면서 왔다 이 자식아!”

 

세레비는 핑키를 조심스럽게 주워들고는 핑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거 놔실장석을 죽인 거 말곤 아무것도 안했다고!”

 

이 자식이 그래도!? 조용히 안 해!?”

 

세진은 거의 끌려가듯 경찰차에 태워졌다.

이후 세레비에게도 경찰이 다가왔다.

 

아가씨도 같이 가주셔야 겠습니다.”

 

기다려 주시는 거에요지금 가면 이 아이가 죽는거에요적어도 응급처치를...”

 

그건 실장석 아닙니까저희도 바쁘니 빨리 해결하십시오.”

 

마침 순찰나온 김에 바로 신고지에 출동할 수 있었지만시간은 벌써 밤이었다.

경찰에게 있어 밤이라는 시간은 낮보다 훨씬 바쁜 시간이었다.

인간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경찰 입장에서 겨우 실장석 때문에 시간을 끄는 세레비가 좋게 보일리 없었다.

 

그런... ...조금만 기다리시는 거에요.”

 

세레비는 빠른 걸음으로 옆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설화의 집이었다.

 

무슨 일이세요?”

 

안녕하세요 주인님실장석 서비스의 대표 세레비에요지금 급하게 부탁할....”

 

어머이제야 직접 오신 거에요당신이 보낸 실장석들이 저희집을 얼마나 깨끗이 청소했는지 한 번 보시겠어요?”

 

아닌거에요사정이문제가 있었던 거에요...일단 저희 핑키를 맡아주시는 거에요

 

“...장난치시는 건가요?”

 

제발 부탁이에요잠시만 맡아주시면 되는 거에요전부 설명할 수 있는 거에요.”

 

세레비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핑키를 내밀었다.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자실장 핑키가 작고 힘없는 숨을 내쉬고 있었다.

 

찌이이... 찌아아...

 

“......”

 

설화가 핑키를 집어들자 세레비는 순간적으로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설화는 그대로 핑키를 땅으로 집어던졌다.

 

지벳....

 

꺄아아아악무슨 짓을 하시는 거에요...핑키가...!”

 

당신네의 실장석들이 저희 집을 이 꼬라지로 만들고 저한태 그런 수모를 당하게끔 한건 지금 걸로 봐드리죠다신 연락하지 않을 테니 이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마세요그리고 얘네들도 대려가시구요.”

 

텟츙~”

 

텟츙~”

 

테에... 마마인 테츄?”

 

친이 죽고 계속해서 뼈 빠지게 청소를 해야 했던 자실장들은 지금이 살아날 기회라는 것을 인지했는지 필사적으로 아첨을 떨었다.

 

혹시라도 법적으로 따질 거면 언제든지 따지세요손상된 저희 집 가구가 비싼지 그쪽의 실장석이 비싼지는 뻔하지만요그럼

 

!

 

더 이상 실장석을 쳐다보기도 싫어진 설화는 단호하게 문을 닫았다.

 

테히.. 우마우마테치?

 

“...그만두세요 분충그건 먹는게 아니에요.”

 

장녀가 핑키의 시체를 집어먹으려고 했기 때문에 세레비는 눈물을 흘릴 틈도 없이 핑키의 시체를 수습해야 했다.

 

아가씨 빨리 갑시다!”

 

“...알겠는 거에요.”

 

경찰차에 올라탄 세레비의 무릎 위에는 3마리의 자실장과 핑키의 시체가 올라가 있었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판단했는지 차녀와 삼녀는 백치가 된 장녀를 데프픗 거리며 비웃거나 죽어버린 핑키의 시체를 힐끔힐끔 구경하고 있었다.

 

"핑키...."

 

인간들은... 자신들에게 너무도 무심하고 잔혹했다.

 

 

실장인이 된 후,

동족의 비참한 생활과 슬픈 운명을 보며 가슴아파한 세레비는 동족들의 처지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실장석의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집회도 꾸준히 출석했고,

높으시다는 인간을 다짜고짜 찾아가서 빌어보기도 했다.

 

대부분 세레비를 만나주지 않았지만 희귀한 실장인이라는 점,

그 외모가 아름답다는 점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만나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장석의 대우개선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거기서 세레비는 인간이 인간을 부리는 회사라는 시스템을 알게 되었다.

 

이후 필사적으로 공부하여 실장석도 할 수 있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세레브 실장석 서비스회사를 창업하고실장석이라는 개체의 인식 자체를 개선할만한 개념실장들을 엄선하여 육성했다.

 

실장석의 대우가 나아지려면 인간에게 여전히 혐오스러운 실장석을 다시 봐달라고 할 게 아니라실장석 자체가 인간에게 받아들여질 만큼 우수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모든 실장석들이 역겹고 무례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을 만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필사적인 노력의 대가가 이렇게 잔인하단 말인가?

 

데프픗이 목걸이씨는 사육실장의 증표가 아닌테치와타치에게 어울리는 테츄

 

오마에 삼녀그건 우주가 태어났을 때부터 와타시의 것이란 걸로 정한 걸 왜 모르는 테치그 손 놓는 테치!

 

찌아아... 와타치도 가지고 싶은 테에에...

 

어느새 핑키에게서 벗겨냈는지 츄츄라는 낡은 글씨가 써져있는 목걸이를 두고 다투는 자실장들을 보면서도 세레비는 그걸 말릴 기력이 없었다.

 

오랜 육성경험으로 보아 이 3마리는 근로실장이 될 자질이 전혀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실장석들이 그랬다.

정말 극소수의극한의 경험을 이겨낸 극소수의 실장석 만이 인간의 옆에서도 문제없이 일할 수 있는 근로실장이 될 수 있었다.

 

어흐흑.... 핑키...초코...그린...콩이야....”

 

세상이 자신을 배신하는 기분자신이 이룩한 모든게 무너지는 슬픔.

세레비는 핑키의 시체를 감싸 쥐고 결국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핑키의 시체 위로 세레비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오늘 죽은 4마리 모두 충직한 근로실장이자 세레비의 오랜친구였다.

달리는 경찰차 밖으로 창백한 달빛이 울고있는 세레비와 힘없이 나뒹구는 핑키를 비추었다.

환한 달빛만월의 밤이었다.

 

샤아아아아

 

......?”

 

세레비는 손가락이 간질간질해지는 느낌에 깜짝놀라 핑키를 바라보았다.

시체가 된 줄 알았던 핑키의 콧구멍에서 흰색의 실이 나오고 있었다.

 

세레비는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우화가 시작된 거에요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거에요!”

 

혼자 힘으로 몸을 뒤집지도 못하는 핑키였지만그것을 지켜보는 것은 다름 아닌 세레비였다.

세레비는 조심스럽게 고치가 몸을 뒤덮을 수 있도록 핑키의 몸을 굴려주었다.

마치 다친 아이를 정성스럽게 달래주는 엄마처럼 조심스럽게 핑키의 몸을 굴려주자 동그란 고치가 완성되었다.

 

다행이에요정말 다행인거에요 핑키...!”

 

... 세상에...”

 

"테에에에....“

 

"테치...테치...!"

 

경찰차의 뒷좌석에서 심드렁하게 세레비를 바라보고 있던 세진은 자실장이 우화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세진 뿐 아니라 3마리의 분충들도 그 광경을 보며 놀라워했다.

 

그저 실장석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찰들만이 무덤덤할 뿐이었다.

 


 

철컹...!

 

이후 경찰서에 도착한 세진은 의외로 싱겁게 풀려났다.

우선 피해자인 세레비가 세진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살인을 저지르려 했다는 것도 함구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당사자간의 합의로 원만하게 끝났다.

 

어째서 나를 봐준거지...?”

 

우발적이긴 했으나자신은 분명 세레비를 죽이려했다훌륭한 살인미수였다.

만약 반대입장이라면 합의는 커녕 콩밥을 실컷 먹여줬을 터였다.

 

이름씨가 세진씨...였나요저는 실장석으로 인해서 인간과 실장석 모두가 괴로운 일을 당하지 않는 걸 바라는 거에요.”

 

단지 그것뿐인가솔직히 말해서 나는 너를 감금시켜두고 이런 저런 고문을 할 생각이었다만?”

 

“...틀림없이 세진씨도 저희 실장석들을 그렇게 원망할 만한 일을 당한 거겠죠이번에 우연히 세진씨를 벌할 기회가 생겼다고 해서 세진씨를 감옥으로 보내면 세진씨는 아마 영원히 저희 실장석들을 증오하고 죽이려 들거에요지금까지처럼요.”

 

세레비는 3마리의 자실장을 세진에게 내밀었다.

 

"저희는 저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왼뺨을 때려도 오른뺨을 내밀 거에요.“

 

"... 꼴에 인간에 대해 공부 좀 했다는건가."

 

세레비가 말한 것은 유명한 성경구절...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대한 것이었다.

 

기르는 테치!

 

버리지 마는 테치 마마!

 

자실장들은 세레비에게 달라붙어서 세진에게 가려하지 않았지만,

세레비는 냉정하게 자실장들을 쫒아내었다.

 

이 아이들의 이름을 그린 콩이 초코라고 지을 거에요세진씨.”

 

이름이 생긴 테치!?

 

세레브한 이름인 테츄아와타치는 그린테치!“

 

초코...우마우마한 이름 테치?

 

그린 콩이 초코사건 경위서를 지겹게 작성하고 온 세진은 그 것들이 자신이 죽인 실장석들의 이름임을 눈치챘다.

 

이 아이들을 착하고 예의바른어엿한 근로실석으로 만들어서 돌려주세요세진씨... 부디 저희 실장석들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주세요.”

 

“...역시 너는 인간에 대해 잘 모르는군서류 같은 계약서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귀찮은 일을 내가 할 것 같은가내가 그냥 죽여 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

 

세레비는 핑키가 들어있는 고치를 끌어안고 경찰서를 나서며 말했다.

 

당신은 저를 인간으로 인정하고 있고그래서 그때 그 무서운 무기를 멈추었죠그리고 실장석들이 저와 같은 실장인이 되는 과정도 목격한거에요저희가 염원하는 가능성의 끝을 직접 두 눈으로 본 당신의 판단과 선함을 믿는 거에요.”

 

...!”

 

실장인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

과연 세레비는 지금 세진의 마음 속에 있는 감정을 찌르듯이 말했다.

 

실장인으로의 우화... 실장석이게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자신은 여태까지 터무니없는 살육행위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정확히 꼬집은 것이었다.

 

그럼다른 아이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서 저는 이만 가보는 거에요.”

 

세레비는 그 말을 끝으로 종종걸음으로 멀어져갔다.

세진은 세 마리의 자실장을 품에 안은 채 그런 세레비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테치테치!”

 

테에에...”

 

단지 세레비를 만나 실장인의 우화를 지켜봤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실장석을 보기만 해도 가슴속이 끓어오르는 것 같은 증오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

 

버릇처럼 혀를 찬 세진은 스마트폰을 겨고 링갈 어플을 다운받았다.

 

노예마마가 하는 말은 잘 들은 테치와타치다치는 마마처럼 실장인이 될 존재인 테치어서 맛나맛나를 가져다 바치는 테치!

 

새로운 노예를 보고 있으면 가랑이가 뜨거워지는 테츄와타치의 총구노예가 될 자격을 주는 테치.

 

테에에... 이모토챠의 운치 극상의 맛인 테치

 

...그리고 1초만에 실장석들의 대화에 눈살을 찌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일단 집에가서 보자 분충들아주문받은 대로 확..양충으로 만들어줄테니.”

 

기묘한 이야기지만매일같이 실장석의 육체와 정신을 극한까지 고문하던 세진은 그만큼 실장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인지 의외로 훌륭한 브리더가 되었다.

 

실장석을 꾸준히 공급해주는 업체(?)와 다양한 교육도구(?)들은 수많은 양충을 배양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고실장석 교육을 메인으로 하는 컨텐츠로 염원하던 양지의 채널에서도 방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본래부터 잘생긴 외모 덕분에 실장석 전문가로써 TV에 까지 진출하게 된 세진은 세레브 실장석 서비스 회사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되었다.

 

기묘하게도 그가 육성한 수많은 근로실장 중에서도 하필 백치에 가까웠던 초코가 실장인이 된 것은 정말로 의문스러운 일이었다초코 이후에 세진이 어떠한 노력을 해도 실장인이 나오는 일은 없었다.

 

비록 실장인이 된 이후에도 멍청한게 흠이었지만,

세진을 통해 덩달아 방송을 타게된 초코는 제 2의 실장석붐을 일으키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설화의 경우 언제서부턴가 매일매일 놀러오는 조그마한 실장인 때문에 곤란을 겪게 되었다.

설화는 자신을 핑키라고 밝힌 어린 실장인을 점점 모질게 대할 수 없었다.

 

이후엔 완전히 친해져서 핑키와 친자매처럼 지내게 되었지만딱 거기까지였다.

설화가 다시금 실장석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학대파가 되진 않았고설화로 인해 핑키는 특별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아... 만년 적자인 거에요...”

 

옆에 봉지째로 사놓은 누네띠네를 한조각 집어먹으며 세레비는 한숨을 쉬었다.

한숨을 쉬는 세레비의 책상 위에는 유명한 스포츠용품 기업의 전속모델이 된 핑키의 테니스복 차림의 사진이 있었다.

다름아닌 설화의 부친이 경영하는 회사였다.

 

핑키는 세레비와 쌍둥이 자매로 오해 받을 만큼 닮은 외모를 하고 있었지만,

고등학생 정도의 외모인 세레비와 다르게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어리고 깜찍한 모습이었다.

 

푸드값이 또 올라버린 거에요...”

 

실장석의 숫자도 훨씬 늘어나고정기적으로 불러주는 주인님들도 늘었지만...

여전히 식대를 지불할 때와 건물 임대료 및 세금을 낼 때가 되면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아마 세진의 후원과 초코핑키의 모델료가 없었다면 진작에 파산했을 지도 몰랐다.


그래도 그 날’ 이후로 더욱 철저해진 사원관리로 인해 크게 트러블이 생기는 일은 없었다.

재정부족으로 인해 너무 오래된 푸드를 삿다가 단체로 식중독에 걸린 일을 제외하면 근로실장들이 다치는 일도 생기지 않았다.

 

 

젯데로게~

 

무료하던 찰나에 전화벨이 울렸다.

벼락같은 반사신경으로 전화벨이 한 번 울기도 전에 세레비는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주인님세레브한 서비스세레비입니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전단지의 거기 맞죠?

 

목소리에 실장석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새로운 주인님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세레비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하이톤으로 올라갔다.

 

주인님께서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주셔서 고마운 거에요!”

 

내일이라도 보내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에요착한 아이들로 보내드릴 테니 기대해주시는 거에요!”

 

 

자신의 아이들이 새로운 주인님을 메로메로시켜 고정된 수입원...이 아니라 실장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진 닌겐상으로 만들길 바라며 세레비는 어떤 아이들을 보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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