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어웨이 타이타닉 폭탄 테러 실장석 참피 소설 서바이벌 하편

 - 1일차.

일단 가진 물자를 전부 파악한후 숲쪽에 정리하고 시간을 확인하니 막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점심때라는걸 깨달으니 배가 고파져온다. 우선 전투식량을 하나 뜯자.

식량팩 하나를 꺼내서 뜯어보니 외국어가 가득한 수입산이다. 영어는 아니고...뭔소린지 잘 모르겠네.

이런 상황에 이런걸로 투정부릴순 없지...적당히 고체연료에 불을 붙이고 토마토수프같은게 든 캔을 올려서 데운다.

다른걸 확인해보니 비스켓과 초코볼, 누가바 같은것들이 눈에 띈다.

캔이 하나 더있으니 이건 저녁에 먹기로하고...적당히 데워진것같은 토마토수프를 가져다 살짝 맛을 본다.

기름지고 짜다...내 입맛은 전형적인 신토불이라는걸 다시한번 자각하면서 비스켓을 찍어가며 꾸역꾸역 밀어넣는다.

처음 봤을땐 못도 박을수 있을것같던 비스켓이었지만 오래 담가서 눅눅하게 만드니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한창 식사를 하고 있으려니 근처에 있던 케이지가 들썩거린다.

- 테스! 테스테슷 테샤아앗!

그러고보니 저녀석도 있었지.

저대로 케이지에 방치할순 없으니...식사를 중지하고 녀석을 끄집어 냈다.

케이지에서 나오자마자 음식으로 향하는 녀석의 뒷머리를 붙잡고 끌어다가 근처의 나무에 목을 감아서 묶어둔다.

그리고 전투식량에서 나온 누가바를 던져주자 게눈감추듯이 먹어치우는 녀석.

실장석들은 단거에 환장한다고했지...누가바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녀석에게 떠넘기기로 결정.

적당히 물자들을 방수천으로 덮어두고 근처에 적당히 남는 방수천을 깔아서 잠자리를 만들었다.

이제...딱히 할일이 없다.

실장석은 어떤가 보니 잘 묶어서 매듭지어둔 줄을 끊어보겠다고 바둥거리고있지만 튼튼한 비닐끈이 끊어질리가 없다.

브리더랑 상담하면서 들은 이야기중에 실장석은 사람말을 알아듣는다고 했었지.

"어이. 가만히 있어라."

- 텟. 테스테슷 테샤아앗!


내말을 들은 녀석은 줄 끊는걸 그만두고 날 향해 팔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마구 소리지른다.

뭐...알아듣는다고해서 말을 들어줄거란 보장은 없지.

이내 신경을 끄고 다른 할일이 없나 고민했다.

잘 먹었으니 쌀 궁리도 해야겠지...

좀 떨어진곳에 적당히 땅파기 좋은 곳을 물색해본다.

막 땅을 파기 시작하려던 참에 실장석에 생각이 미친다.

생각해보니 말도 알아듣고 똥사려고 땅파는 짐승이 옆에 있는데 내가 고생할 필요가 없잖아.

실장에게 다가가서 말을 건다.

"어이. 내말 알아듣냐. 알아 들으면 고개를 흔들어봐라."

어느새 땅바닥에 늘어져있는 녀석을 툭툭차서 깨웠다.

- 테...테스.

녀석이 고개를 흔든다. 과연 알아먹기는 하는 모양이군.

"넌 지금부터 저쪽에 굴을 파라. 네놈들은 똥사려고 굴을 판다면서? 가서 크게 파놔라. 잘파면 먹을걸 주마.

- 테스테슷! 테샤아아아아아앗!

별로 협조적이진 않네. 하지만 옛말에 짐승에겐 매가 약이랬지.

"맞고팔래? 그냥 팔래?"

근처의 굵은 나뭇가지를 눈앞에서 흔들어 보이자 녀석이 머리를 땅에 박고 벌벌떤다.

뭐 이정도면 알아먹었겠지. 줄을 나무에서 풀어서 파려던 곳 근처의 나무에 옮겨묶고 말한다.

"해질때까지 다 파놔라. 못파면 알지?"

- 테스...

녀석은 이내 뭉툭한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한다. 적당히 땅이 무른곳을 골랐으니 별 문제는 없겠지.

한가해져서 녀석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한가지 생각이 스친다.

"야."

- 텟?

"니 이름은 윌슨이다."

- 테...테스테스...

녀석은 별 반응없이 조용히 땅을 판다.


조용한 가운데 사각거리는 땅파는 소리와 선선한 가을바람, 눈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

표류해서 조난당한 상황만 아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

.

.

- 테슷! 테스테슷! 테샷!

아 잠깐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해가 넘어가고 있는 주황색 하늘.

녀석을 보니 어느새 깊게 굴을 파서 땅위로 손끝만 보였다 안보였다 하고 있다.

다가가서 굴을 살펴보니 안쪽으로도 깊게 파둔 것이 꽤 맘에 든다.

"잘했어 윌슨. 곧 밥을 준비해주마. 아 너도 똥쌀땐 여기다 싸라."

녀석을 잡아서 끌어 올려놓고 점심때 뜯었던 전투식량의 나머지를 데운다.

윌슨에겐 초코볼을 던져줬다.

어느새 해는 지고 핸드폰의 미약한 불빛에 의지해서 식사를 한다.

언제 구조될진 모르겠지만 마음 단단히 먹어야지.

할일도 없으니 일찍 자기로 하고 잠자리로 향하기 전에...윌슨에게도 잠자리를 줘야겠지.

뜯어둔 전투식량 박스에서 전투식량을 꺼내두고 빈 박스를 윌슨에게 던져줬다.

- 텟. 테스테슷!

뭐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는걸까. 녀석이 박스를 뒤집어쓰는걸 지켜보고 나도 모포를 덮고 잠들었다.

- 2일차.

눈부신 아침햇빛에 눈을 떴다.

맑은 날씨에 감사하면서 태양열 충전기를 볕이 잘드는 곳에 두고 어제 윌슨을 시켜 판 굴로 가서 볼일을 본다.

내 인기척에 녀석도 잠이 깼는지 상자에서 슬금슬금 기어나온다.

"잘잤냐."

- 테스테스.

역시 이 녀석은 사육실장이었겠지. 지금은 내 말동무나 해주는 녀석이지만.

오늘은...지금은 날씨가 좋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 비를 피할 공간을 만들어두자.


뭐 복잡한건 아니고 적당히 나무 사이로 줄을 묶고 거기에 방수천을 걸쳐서 간단하게 지붕만 있는 천막을 만들었다.

천막 밑에 다시 물자와 잠자리를 정리하고 남는 방수천은...윌슨의 상자위에 걸쳐놨다.

녀석도 비는 안맞아야지.

이후론 별일 없이 식사를 하고 잠들었다.

- 3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4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5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6일차.

비가 와서 물을 모아뒀다.

- 7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8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9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10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11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12일차.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13일차.

식량과 물이 떨어져가는데 구조는 소식이 없다.

더 이상 전투식량과 생수로 버티는건 불가능하다. 다른 식량을 찾아야한다.

숲에는 처음보는 버섯이나 열매같은게 조금씩 보이지만 모르는 것들 뿐이다.

오늘 식사를 하면 남는 전투식량은 하나. 일단 이건 보관하고 내일은 궁리를 해봐야겠다.

- 14일차.

윌슨 녀석의 목줄을 잡고 숲으로 향했다.

실장석의 입맛은 사람과 비슷하다고 하니 이녀석에게 먹여보고 이녀석이 멀쩡하면 나도 먹는다. 라는 계획이다.

이내 나무밑에 자라고 있는 커다란 버섯을 발견했다.

"야. 저거 한번 먹어봐라."

- 뎃? 데스데스데스

이 녀석 울음소리가 변했네...다시보니 좀 커진것같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맞고 먹을래, 그냥 먹을래?"

- 데스...

녀석은 버섯을 적당히 찢고 잠시 바라본뒤 눈을 꼭 감고 부들거리면서 입으로 가져간다.

아니 내가 못먹을 먹...이는 걸지도 모르는구나.

녀석의 뱃속으로 버섯의 일부가 사라지고 잠시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바로 나머지 버섯을 가져온 천보따리에 던져놓고 다시 출발한다.

.

.

.

해질녘까지 숲을 뒤진 결과 먹을 수있는 열매와 버섯을 조금 얻을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윌슨은 눈을 뒤집고 쓰러지거나 배를 부여잡고 부들거리거나 했었지만...

니 희생은 잊지 않으마...녀석에게도 음식을 조금 나눠주고 식사를 했다.


이제 윌슨에게도 신경을 써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식사후에 녀석을 살펴봤다.

어느새 중실장 티를 벗고 큼직한 성체가 되어있는 녀석.

에...양눈이 녹색...어느새 임신까지 하고 있다. 아까 숲에 끌고간게 원인인가.

- 뎃데로게~ 뎃데로게~

노래부르는 녀석을 뒤로 하고 내 잠자리로 향한다.

날이 추워지고 있어서 모닥불을 끄지않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 15일차.

앞으로의 식량 조달에 대해 더 고민해봤다.

숲을 뒤지면 열매나 버섯, 먹을수 있는 풀정도는 구할수 있지만 이 섬에는 다른 동물이 전혀 안보인다.

하지만 나에겐 쉽게 새끼를 배고 아무거나 잘먹고 말도 좀 알아먹고 제압하기도 쉬운 가축이 있다.

정말 윌슨에겐 받기만 하는구나. 아낌없이 주는 나의 윌슨. 윌슨이 출산하고 나면 계획을 실행하자.

우선 바닷물을 퍼다가 불에 올렸다. 소금이 필요하다.

물이 끓는 동안 오늘의 식량을 조달해야지. 오늘도 윌슨의 목줄을 잡고 숲으로 향했다.

- 16일차.

- 데슷! 데샤앗! 데샤아아앗!

아침부터 윌슨이 시끄럽다. 뭔가하고 가보니 녀석의 양눈이 새빨갛다.

3일만에 출산이라니 빠르기도 하네. 이 항해전에 브리더와 실장석 사육의 상담을 했던 내용을 머리에 되살리면서 바닷가로

향했다.

해변에 적당히 얕은 구덩이를 파고 녀석의 상자위에 있던 방수천을 가져다 깔고...바닷물을 채운다. 별문제는 없겠지.

녀석의 목줄을 끌고 구덩이로 향했다.

격렬히 저항하면 녀석이지만 구덩이를 보자 내 의도를 알아챘는지 무거운 몸을 뒤뚱거리면서 구덩이로 향한다.

- 뎃데레~ 뎃데레~ 뎃데레~

녀석은 3마리의 저실장을 낳고는 점막도 치워주지않고 푹 퍼져있다. 요즘 먹은게 좀 부실하긴했는데...겨우 이정돈가.

잽싸게 저실장들을 바닷물에 살살 흔들어 점막을 제거했다.

이내 팔다리와 뒷머리가 자라더니 자실장이 된다.

- 테치! 테치테치테치


날보면서 테치거리는 3마리의 자실장. 일단 녀석들은 작은 상자에 담고 윌슨을 살펴보니 아직도 눈이 빨갛다.

하지만 움직일 생각을 않는 윌슨. 녀석을 지켜보다 어쩔수 없이 녀석의 배를 살살 밟아준다.

이내 녀석의 총구에서 저실장 두마리가 더 나왔지만 이 녀석들은 울음소리도 없다.

크기도 작은게 숨만 쉬는 모양이다. 점막을 떼어냈지만 저실장 그대로다.

그럼 이제...나의 생존계획을 실행에 옮길 시간이다.

우선 자실장중 가장 건강해 보이는 녀석을 꺼냈다.

"니 이름은 윌슨이다."

- 테치테치!

아직도 뻗어있는 친실장 윌슨의 목줄을 벗겨서 새 윌슨에게 묶고 윌슨의 거처에 묶어둔다.

저실장 두마리는 박스 안에 집어넣고...친실장 윌슨과 나머지 두마리의 자실장을 끌고 숲 반대쪽의 절벽이 보이는 해안으로

향했다.

자실장이 든 상자는 일단 닫아둔채로 두고 멀티툴을 들고 친실장 윌슨의 옷을 벗겨낸다.

- 데슷! 데스데스데스!

시끄러워지길래 뒷목을 내려쳤다. 옷과 머리는 따로 담았다.

꿈틀거리긴 하지만 조용해진 윌슨의 머리도 깎아내고 받아뒀던 빗물로 깨끗이 닦는다.

그리고 목부터 총구까지 배를 쭉 갈라낸다. 녀석의 내장을 들어내서 가져온 플라스틱용기에 담는다.

중간에 나온 녀석의 위석은 일단 내장 가운데 잘 모셔두고 뼈제거를 시작한다.

팔을 째고 뼈를 뽑고 좀 기다리면 팔이 다시 재생된다. 뼈가 재생되기 전에 나머지 뼈들도 모두 제거한다.

어느덧 목 아래의 뼈를 모두 제거했다. 이제 윌슨의 위석을 가져다 돌로 내려치고, 위석의 잔해는 내장에 대충 흩뿌린다.

완전히 절명한 윌슨의 고기를 가져온 방수포에 던져두고 자실장을 꺼낸다.

막 태어나서 어미의 얼굴도 못보고 상자에 들어간 녀석들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빠르게 옷과 머리를 손질해서 윌슨의 옷과 함께 던져두고 목을 눌러서 부러뜨린다음 배를 째고 내장을 제거한다.

한번 해봤더니 이후는 손쉬웠다.

손질을 끝내고 반대쪽으로 돌아온다. 내장은 2대 윌슨에게 먹이로 주고 윌슨의 상자에 친실장과 자매들의 옷과 머리카락을

보온재로 넣어준다.

- 테치테치!

먹이를 주니 녀석이 기쁘게 운다. 가능하면 3대로 넘어가기 전에 구조대가 오면 좋겠지만...

신세를 한번 더 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기들은 모닥불로 가져와서 친실장 고기는 풀떼기들을 넣은 물에 넣고 삶고, 자실장 고기는 적당한 나뭇가지에 꽂아서 굽

는다.

직화로 구운 자실장구이는 금새 익었다. 타기전에 불에서 꺼내서 소금을 살살 뿌린다.

한입 뜯어먹으니 간만에 맛보는 고기인지라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오늘 낳아서 바로 도축한 신선한 자실장고기. 시장이 반찬이어서 인지는 모르지만 여지껏 먹어본 어떤 고기보다도 강렬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삶은 친실장고기는 꺼내서 모닥불 위에 매달아뒀다. 어설프지만 모닥불연기로 훈증을 해보자.

간만에 먹은 고기로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조용한 가운데 귀를 기울이니 윌슨과 자매들의 소리도 들린다.

- 테치테치 레후레후

떨어지는 해를 보며 잠이 들었다.

- 17일차.

오늘도 해가 밝았다. 정신을 차리고 우선 윌슨의 상태를 살피러 간다.

저실장 두마리가 윌슨의 배위에 올라간 기묘한 상태로 자고있다. 어제 준 그 많은 내장은 벌써 간곳이 없다.

내장그릇을 꺼내서 바닷가로 가져가 바닷물로 헹구면서 오늘의 식사를 고민하던 찰나였나.

저 멀리 어선이 하나 보인다!

"어어어이! 이봐요! 여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

방수천을 가져다 휘두르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렇게. 나의 17일간의 생존기는 막을 내렸다.

- 후일담.

가까스로 사회에 복귀한 나는 회사와 해운회사측의 보상금덕에 빚 없는 클린한 인생을 살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배의 침몰 원인은 애호파협회결성을 저지하기 위한 학대파 인분충들의 테러였다고 한다.

전원 체포되서 형무소에서 학대없는 깨끗한 나날을 보내고있다고 한다.

윌슨은...데려오지 않았다. 아무런 적도 없는 그 작은 섬에서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실 큰 고생은 아니었다. 구명보트에 물자축적도 워낙 잘되있었고, 윌슨도 있었다.

실장석과 함께한 생존기는 전국의 애호파들에게 큰 이슈가 되었다.

뭐 후반부의 윌슨 잡아먹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그 뒤로 난 실장석을 멀리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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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세레브에메랄드 연맹'의 도움으로 책이 되어 애호파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그건 온전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는 진실을 숨길수 없었기에 이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을 어떻게 할지는 독자, 당신의 손에 맡기겠다.

 - 세레브에메랄드 연맹 명예회원 최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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