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등학교가 얼마나 불쌍한 백강현군을 실장석 참피로 봤는지 보여주는 소설 특별 전형생


O국 짓소추세츠 공과대학, 통칭 JIT의 입학식.

* (JIT : Jissou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

리허설을 거쳐 오후 2시쯤부터 시작했던 입학식은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시간은 저녁 6시쯤일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아래, 오늘 입학식 행사중 학생대표로서 연설할 그녀가 무대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단상을 향해 걸어가는 그녀. 끝없이 터져 나오는 플래시 라이트, 우레와 같은 갈채소리. 이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그녀는, 특별한 자리에 걸맞는 아름답고 몸에 꼭 맞는 드레스를 입고, 잘 손질된 풍성한 아마색의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절묘한 화장술로 한층 강조되는 깨끗하고 새하얀 피부를 선보인다. 이런 요소들이 모여, 그녀의 외모는 그야말로 인형과도 같이 보인다.

간신히 단상까지 도달한 그녀는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단상 위로 오른다. 마이크의 위치를 조절하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쭈욱 훑어본 뒤, 호흡을 고르고 첫 인사를 한다.



- 학생대표로 이 자리에 서게 된 에메랄드에요테치.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테치. 무한한 영광입니다테츄!



그녀는, 실장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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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는 이례적으로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JIT에 입학받는 것을 허가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어찌보면 에메랄드는 이미 이 자리의 누구보다 빛날 업적을 하나 달성했기 때문이다. 세계 7대 수학 난제. 그 중 하나를, 에메랄드는 증명해냈다. 벌써 반 년 전의 일이다. 에메랄드는 주인의 집에 왔을때부터, 이상하리 만치 지적 욕구를 탐했다. 장난감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동화책을, 동화책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교과서를, 교과서 보다는 학술지 같은 것들을 가까이 하는 이상한 실장석. 그러다 우연히, 방송에서 나왔던 7대 난제에 호기심이 동한 에메랄드가 주인에게 부탁하여, 문제들을 프린트 받고는 며칠을 매달린 끝에 한 문제의 증명을 도출한 것이다. 모 대학 교수였던 큰아버지를 통해 학술지에 이를 게재하고, 1차적으로 비공식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해당하는 증명에 대해 올바른 증명인지 검증을 하는 중이다.

에메랄드는 순식간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에메랄드는 결국,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 섰다.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뉘여진 커다란 칠판에 교수들이 직접 낸 문제들의 식과 답을 고민도 하지않고 분필로 춤추듯 그려 나갔다. 자리에 있던 저명한 교수들의 체크 결과, 전부 정답. 증명이 끝나고, 에메랄드가 실장석인 탓에 회담 대신 교수 한 명이 대표로 미도리와 인터뷰를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마지막으로



" 에메랄드양. 누군가 만약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가요? "



하고 물음을 던졌다. 에메랄드의 대답은 꽤나 의외의 것이였다.



- 아타치, 좀더 많은것을 알고싶은테치. 배우고싶은테치!! 그래서 대학에 가고싶은테츄!!



결국, 에메랄드를 대학에 보내주기로 했다. 주인은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에메랄드를 받아줄만한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실장석이다 보니 곤란해하는 곳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러브콜을 해오는 곳도 많았다. 에메랄드와의 의논 끝에, 수많은 대학들 중 7대 수학난제를 담당하는 수학연구소와 같은 지역이면서, 가장 유명한 대학중 하나인 JIT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입학이 확정되고, 에메랄드는 입학식이 시작하기 전까지 인간에 대한 다큐멘터리, 드라마, 영화, 뉴스 등을 보며 인간의 생애, 교우관계를 맺는 법 등을 공부해 나갔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면서. 그리고 어느덧 입학식 날이 가까워졌고, 에메랄드는 일때문에 따라갈수 없던 주인 대신 학교측에서 보내준 안내원과 함께 O국 짓소추세츠 주로 향했다. 그리고 학교측에서 에메랄드에게 입학생대표 연설을 부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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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연설. 10분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압박감과 무대 특성상 에메랄드를 내리쬐고 있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에메랄드는 목이 탈듯 뜨겁다.



- 잠시 실례합니다테치. 물좀 마실게요테츄.



에메랄드는 단상위에 준비되어있던 작은 페트병의 뚜껑을 돌린다. 뚜껑은 누군가 미리 따 두었는지, 자실장인 에메랄드의 힘으로도 쉽게 열렸다.



- (누군가 아타치를 배려해서 미리 열어주신게 틀림없는테치. 역시 닝겐상들은 상냥한테츄..)



페트병이 작다고 하나 그녀는 자실장. 자기 몸만한 페트병을 들지는 못하고, 페트병을 기울여 쏟아지는 물을 흘리지 않고 절묘하게 받아마신다.

이미 뚜껑이 열려있는 병속에 무언가 들어있을지도 모르건만, 에메랄드는 아무런 의심없이 내용물을 마셔버린 것이다. 최대한 공부하긴 했지만, 이제 고작 태어난지 반년 조금 더 됐을 뿐인 에메랄드는, 아직 인간의 악의를 알지 못한다.



-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테치. 계속하겠습.. 텟!? 테찌이이이!?



부뤼뤼뤼뤼릿!!



물을 마시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려던 에메랄드는 안색이 파랗게 질리더니, 몸을 떨며 빵콘을 반복한다. 그녀의 말을 모두에게 들려주던 마이크를 통해, 실장석의 배변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물에는 도돈파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 테, 테엣!! 안되는테치!! 지금나오면 안되는테치이이잇!!



부륏, 부뤼뤼뤼륏!



-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엥 !!!



처음에는 엉덩이를 움켜잡으며 어떻게든 수습해보려던 에메랄드 였지만,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신체는 계속해서 운치를 배설한다. 많은 운치는 입고있던 팬티를 늘리다 못해 찢어버리고, 그렇게 쏟아진 운치는 드레스를 더럽히며 단상 위에 운치로 이루어진 작은 산을 만들어간다. 여태껏 한번도 빵콘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던데다 머리가 좋은 만큼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던 에메랄드는, 많은사람 앞에서 빵콘해버린 탓에 극도의 수치심을 느끼고, 결국 자포자기 하듯 눈을가리며 운치 더미에 앉아 울고만다.



" 자, 잠시 입학식을 중지하겠습니다. 정리가 끝나는대로 입학식을 재개할 것이니, 모두 자리를 떠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



행사 기획가가 당장 중지할 것을 명령하자, 사회자가 재빨리 멘트한다. 미도리를 비추던 조명이 꺼지고, 스태프들이 무대위로 올라 정리를 시작한다. 에메랄드는 스테프에 의해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진 채, 퇴장하라는 말을 듣는다. 자신에게 퇴장하라는 말을 하는 스태프를 올려다 보면, 이제껏 보지못한 서늘한 눈빛을 하고있다.



- 테에에엥... 아, 알은테츄.. 테끅..



말을 건넨 스태프도 재빨리 단상 정리에 들어가고, 에메랄드는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 자신이 들어왔던 길을 따라 터덜터덜 걷기 시작한다.



" 푸흐흡!! 똥벌레가 그럼 그렇지. "



소란속에서도 문득 들려온 작은 한마디. 하지만 에메랄드는 똑똑히 들을수 있었다. 에메랄드는 눈물자국 투성이인 얼굴을 들어 관중석을 바라본다. 관중석은 온통 분노와 조소로 가득차있다.



" 누가 똥벌레 아니랄까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잘도 싸제끼네. "



" C발 똥벌레 새끼가 JIT 의 이름에 똥칠을 했어! "



" ㅋㅋㅋㅋ똥벌레 새끼가 주제넘게 JIT 를 넘보더니 꼴좋다. "



" 역시 똥벌레새끼는 JIT에 들이면 안됐던거야! "



" 혹시 난제 증명이랑 방송도 주작, 연출아니야? "



킥킥킥킥킥킥킥킥킥!!



하하하하하하하하!!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똥벌레!



- 테찌이이이이잇 - !!



귓속에서 미친듯이 맴도는 웃음소리와 똥벌레라는 외침을 애써 무시해가며, 에메랄드는 서둘러 무대로부터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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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르 - 뚜르르르 - 핸드폰이 꺼져있어, 연결을 할 수 없..



삑!



- 테에에.. 연결되지 않는테츄..



에메랄드는 대기실에서 주인에게 전화를 한다. 사실을 전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인지. 하지만 주인은 근무중인지 핸드폰을 아예 꺼둔 상태였다. 에메랄드는 한층 침울해졌다. 문득 느껴지는 다리사이의 질척임이 기분 나쁘다. 하지만 여기선 씻을수도 없고 여벌 옷은 자신의 호텔 방에 있다. 다행히 호텔은 몇 블록 안되는 거리에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으로, 자실장인 에메랄드에겐 꽤나 먼 거리이다.



- 그래도, 가는테츄..



이런 꼴로는 다시 입학식에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수 없다. 물론,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어도 참가할만한 상황은 못될 것이지만. 때문에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다들 입학식을 보러갔기 때문인지, 거리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팬티가 찢어져 버린 탓에 드는 수치심은 어쩔수 없었던 에메랄드는 드레스로 가랑이 사이를 누르며 어기적 어기적 체크 인 한 호텔을 향해 걸어간다. 그 때, 에메랄드의 실장 스마트워치가 울린다.



- 테텟!? 파파테치!?



파파란 주인 남자를 일컫는다. 똑똑하고 감성이 풍부한 에메랄드를 애완동물 취급할수 없었던 주인은, 에메랄드에게 자신을 파파라고 불러도 좋다고 허락했고, 그 덕택에 에메랄드역시 주인을 더욱 따르게 되었었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주인이 아니였다. 에메랄드는 실망하긴 했지만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빠르고 신경질적이다.



- 여보세요.. 테치??



" 저는 샬롱 드 짓소 의 손해 대응팀입니다. 에메랄드양 이지요? 입학식 때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입니다만, 저희 드레스를 협찬받았었는데, 맞습니까? "



- 네 테츄..



" 당신이 저지른 일 덕분에 고객센터는 고객들로부터 컴플레인이 미친듯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희가 드레스에 사용하는 원단에 유해성분 같은게 들어있던것 아니냐고요. 벌써 주식 시가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생기는 손실에 대해 사측에서는 당신과 당신의 사육주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입니다. 아시겠나요? "



- 테에에!? 아, 알은테츄우...



"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아, 똥범벅이 된 드레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을 예정이니 걱정마시길. 그럼 이만. "



뚜 - 뚜 -



거의 자기 할말만 하고는 통화를 끊어버리는 상대. 그리고, 에메랄드는 불행하게도 통화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배상해야할 액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고급 드레스의 가격도 무시해버릴만치 어마어마한 돈을 배상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우웅 - 우웅 -



다시 실장워치가 울린다. 하지만, 역시나 모르는 번호이다. 에메랄드는 전화를 받는것이 두려워졌다. 잠시동안 받지않고 무시하자, 다행히 벨소리가 멎는다.



- 테에에... 텟!?



하지만 곧바로 다시 전화가 온다. 아까와는 다른 번호이지만, 역시나 모르는 번호. 에메랄드는 자기가 입고있는 드레스, 모자, 구두, 악세사리, 심지어 찢어져버린 팬티마저 협찬받았던 것들임을 떠올린다. 겁에 질린 에메랄드는 실장워치를 벗어던져 버리고 호텔을 향해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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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ss 에메랄드? "



회전문 앞에서 서성이던 에메랄드를 발견한 도어맨이 에메랄드에게 말을 건다. 근무중이던 탓에 에메랄드의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에메랄드에게 가까이 가는 순간 실장석의 운치냄새가 도어맨을 엄습한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에메랄드가 빵콘한 상태라는 것을 캐치해내는 도어맨.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철한 직업정신과 초월적인 인내심으로 미소를 잃지 않으며 에메랄드에게 말을 건넨다.



" miss 에메랄드, 그대로는 호텔로 입장하기 곤란할 것입니다. 제가 벨보이를 불러 방으로 안내하도록 해 드릴테니 옆에서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 테에에엥~ 감사한테치 !! 테에에에엥~~!!



도어맨이 허리춤에 있던 무전기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도어맨의 따뜻한 배려에, 에메랄드는 긴장이 풀렸는지 울음을 터뜨린다. 잠시 후, 보이가 안에 비닐봉투를 깐 실장케이지를 가지고 달려온다. 보이는 실장케이지를 바닥에 놓아, 에메랄드 스스로 케이지 안으로 들어갈수 있도록 한다. 에메랄드가 케이지 안으로 안전히 들어간것을 확인한 보이는 케이지 문을 닫고, 에메랄드의 방으로 향한다. 도어맨은 보이지 않을것임에도 불구하고 에메랄드를 향해 공손히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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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한테츄. 보이상.



" 별말씀을요. 혹시 다른 용건이 생긴다면 벨을 불러 직원을 호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보이 역시 눈치 빠르게 욕실에서 에메랄드를 꺼내 주었다. 방에서 꺼냈다면 운치를 씻어내지 못한 채, 에메랄드가 욕실로 가는 동안 운치를 방에 흩뿌리는 모양새가 됐을테니.

에메랄드가 묵는 방은 고급호텔 VIP룸 답게 실장석 혼자 있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가구들이 배치되어있다. 덕분에 에메랄드 혼자서도 스스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에메랄드는 기분전환을 위해 텔레비젼을 켠다.



" 오늘 JIT의 입학식에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실장석 에메랄드 양이.. "





" JIT의 입학식, 학생대표로 발탁된 실장석 에메랄드 양이 연설중 갑자기 빵콘을 하고 말았.. "





" .. 국 최고의 공대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JIT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사고란, 연설중이던 실장석이 돌연 빵ㅋ.. "





" .. 메랄드 양은 J국에서 방송까지 타면서 유명해진... 조작이나 연출은 아니였나 의심.. "



- 테엣!! 테에에에!!



일부 극소수 채널을 제외하고는, 모두 에메랄드의 실수가 화제가 되어 방영중이였다. 에메랄드는 비명을 지르다 쿠션에 얼굴을 파묻으며 울었다. 그 때, 전화기에서 알림이 울린다.



- 부재중 메세지가 5건 존재합니다. 확인 하시겠습니까?



에메랄드는 자신이 실장워치를 버려버렸던 것을 떠올렸다. 파파가 전화했는데 받지않아서 걱정하고 있으면 어쩌지? 걱정하고 있을 파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 에메랄드는 서둘러 부재중 메세지를 확인한다.



- Sergio Jissou 손해대책..


- 안녕하십니까? Jissou Secret..


- 에메랄드양, 이미테이션 스톤즈 입..


- ....


- ...



5개의 메세지를 모두 확인해 보았지만, 전부 손해배상에 대한 협찬사의 메세지였고, 파파의 메세지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파파가 걱정해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맨정신을 붙들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던 에메랄드는, 눈앞이 캄캄해 지더니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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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가 깨어났을 때에는 텔레비젼에서 심야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역시나라면 역시나일까, 에메랄드에 대한 내용들이다. 아까와는 다르게 메마르고 공허한 눈으로 TV화면을 바라보는 에메랄드. 전화기도 확인해 보지만, 주인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에메랄드는 주섬주섬 일어나, 자신의 짐이 들어있는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그녀가 꺼낸것은 실장 스마트워치의 충전기. 가위로 한쪽 끝을 잘라,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한다. 실장석답지 않은 솜씨로 매듭을 맺어가는 에메랄드. 매듭맺기를 끝낸 에메랄드는 줄을 탁자 옆 스탠드옷걸이의 가장 아래에 건다. 매듭의 고리에 자신의 머리를 넣고, 목 뒤에서 조여나간다. 그녀는 자신의 목 뒤까지 고리를 조이고,



- 테츄우우우우~



눈물흘리며 구슬피 울부짖고는 주저없이 뛰어내렸다. 자신의 위석이 실장활성제에 담궈진 상태로 주인 남자의 집에 보관되어 있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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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는 이유모를 답답함을 느끼며 조금이나마 정신이 든다. 아직 멍한 머리로,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 나간다. 어지럽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일어나려 하지만, 일어나지지 않는다. 에메랄드는 몸의 감각을 깨워나간다. 곧, 바닥에 발이 닿지않는 자신을 지탱하고 있것은 목에 걸린 줄 뿐임을 깨닫는다. 비로소 자신이 목을 매달았음을 떠올렸다.



- 테극, 테그그극!



아까는 죽고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던때는 잊어버렸는지, 살고싶은 욕망에 팔로 목에 걸린 줄을 긁어대기 시작한다. 다리역시 필요 이상으로 발버둥친다.



- (숨쉬고싶은테치! 괴로운 것 싫은테치! 살고싶은테치!! 죽고싶지않은테치이이이!! 파파!! 파파아!!!)



- 꺽!! 꺽!!



비명을 질러보려 하지만 기도가 막혀버린 탓에 비명은 커녕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목은 빠질듯이 아프고, 얼굴은 피가몰려 폭발할 것 같은 감각이 엄습한다. 어찌나 고통스러운지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이를 꽉 깨문 탓에 이빨이 부러지고 잇몸에서는 피가 나기 시작한다.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게거품이 입속의 피와 뒤섞이며 피거품이 되어 입 밖으로 토해진다. 그 때, 에메랄드는 무엇보다 싫어하는 감각을 알아챈다. 가랑이 사이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배출감. 또다시 빵콘할 것임을 눈치챈 에메랄드는 더욱 발광한다.



- (빵콘싫은테치!! 운치 나오면안되는테츄!!)



부르르륵!! 부륏, 부뤼뤼뤼륏!!



- 테겍, 게에에에!! 게베에에!!



흠칫 흠칫 경련하며 바닥에 운치를 흘리는 에메랄드. 에메랄드는 바닥을 녹색으로 물들여가는 운치를 바라보며 다시 정신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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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 번째 소생일까. 에메랄드는 이제 발악하는 것조차 포기했다. 입은 더이상 다물어지지 않고, 이빨은 이미 다 빠져버려 입안에서 굴러다니거나 운치와 함께 바닥에 흩뿌려져 있다. 문득, 자신이 어째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원망하는 마음에 불이 붙는다.



- (운치테치! 이 모든게 다 운치 때문테치. 그 자리에서 운치만 지리지 않았다면 아타치는..!!)



이제는 운치마저 나오지 않는 자신의 총구와 바닥에 쌓여있는 운치를 원망하고 또 원망하며 에메랄드의 의식은 어둠속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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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는 끝내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 못한채 6시간에 걸쳐 가사와 소생을 반복하고서야 죽음을 맞이했다.

6시간 동안의 발버둥 끝에 목에 남은 수많은 줄 자국, 길게 내빼어진 혀, 고통과 절망끝에 검게 변해버린 눈물, 그야말로 산을 이루는 엄청난 양의 운치와, 죽어서까지 운치를 원망스럽게 내려다보고 있는 치뜬 눈. 얼핏 봐도 곱게 죽지는 않은 모양새이다.

아, 에메랄드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가 궁금한가? 간추려 보자면 자신이 실장석임을 잊어버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보다 하등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실장석이, 인간도 풀지 못했던 7대 수학 난제중 하나를 증명하고 - 이 시점에서는 그냥 놀라는 정도로 끝났을 수 있었지만 - , 누구나 꿈꾸는 JIT에 들어가려 한 행위 자체가 JIT 에 입학한 학생, 그리고 재학중인 학생과 JIT 에 떨어져버린 학생, JIT 보다 떨어지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모욕해 버린 모양새가 되어버려 화를 부른 것이다. 물론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소수에 가깝다.

그리고 자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그렇다. 대부분 자살을 맘먹기 전에 스트레스로 인해 위석이 부서져 버리기 때문에 실장석이 자살하는 경우는 그다지 흔하지 않지만, 자살을 한다면 스스로 위석을 부수거나 높은곳에서 떨어지는 등 단숨에 죽을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실장석의 재생력 때문에 어설픈 방식으로 시도하면 살아나 버리거나 긴 시간동안 고통받다 죽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에메랄드처럼 위석이 실장활성제에 담궈져 있다면 더더욱. 하지만 에메랄드는 그런것을 모두 잊은 채, 인간이 사용하는 수단인 목매달기를 선택한 것이다. 실장석 답지않은 지능과 감성을 가진 것과, 인간에 대해 많이 공부했던 것이 되려 독이 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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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사후, 에메랄드에 대한 것들은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정리되어 갔다. 마치 깨끗한 드레스에 묻은 얼룩을 지워나가듯,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서 잊어갔으며, 7대 난제 중 하나를 검증한 것에 대해서도 검증되었다는 사실만 남고 누구에 의한 것인지는 말소되다시피 했다.

에메랄드의 주인이였던 남자조차 에메랄드를 빨리 잊고 싶어했다. 그도 그럴것이 에메랄드의 옷을 협찬한 사측의 손해배상 독촉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결국 법적 절차를 거쳐, 2년뒤 지급될 난제 증명의 상금 100만 달러를 협찬사들에게 배분하기로 하고 해당 건은 종결되었다.

에메랄드가 세간에 남긴 인식은 단 하나, 똥벌레 라는 것 뿐이다.


에메랄드가 만약 대학에 가고싶다고 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차라리 똑똑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에메랄드는 행복할수 있지 않았을까?

가끔은 분에 넘치는 재능도 때에 따라선 저주가 될 수 있음을 재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끝 -



https://blog.naver.com/abc1135/223188951539




독라굴 님의 창작만화 ' 우등생 ' 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스크인데스. 소재로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도 받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은데스우.


본래 백강현군의 문제를 보고 빨리 구해온것인데 더 빨리 올리는게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듯한데스...


협찬에 대해 손해가 발생했을때의 사측 대응 등에서 고증에 맞지않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나 그 부분은 너그러이 넘어가 주시길 바라는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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