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과 아끼던 레어 아이템중 무엇을 포기할지 망설일때 보게되면 해답이 보이는 실장석 참피 소설 가장 소중한 것

“얘들아 저녁밥 먹자”

 

상철의 말에 방 여기저기에 흩어져 놀고 있던 친실장과 자실장들이 뒤뚱거리며 모였다. 이내 기대에 차서 그릇을 바라보던 실장석들은 어제와 같은 실장푸드라는 것을 알고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누워서 버둥거렸다.

 

“미안하다 얘들아. 요즘 수입이 별로 좋지 않네. 돈만 벌면 내가 꼭 맛있는 거 사줄게”

 

상철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키우는 녀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요즘들어 경제가 어려워지고 급기야 재택업무로 영상편집을 하는 상철에게도 그 불똥이 튀고 말았다. 일거리가 줄어들자 예전처럼 사육실장들에게 좋은 대접을 해주지 못해서 착찹한 심정의 상철. 물론 알바나 다른 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자신이 일하느라 집을 비우면 사육실장들을 돌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어쩔 수 없이 한 번 일용직을 하고 집에 왔을때 온 집안에 똥칠을 해대고 울고불고 난리였던 일가를 달래느라 진땀을 뺐던 경험이 있는 그에게 재택알바가 아닌 다른 일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이번만 먹자, 내일 내가 꼭 맛있는 거 사줄테니까”

 

“거짓말하지 말라는데스. 어제도, 또 그 어제도 똑같은 말 하지 않았던데스? 항상 말뿐인 닝겐 같으니라고데스”

 

친실장 망고가 입에서 침을 튀며 자신의 주인을 성토해댔다. 내가 친히 귀여운 자들까지 선물해 주었거늘 어찌 대접이 이따위란 말인가? 한번 군기를 잡아야 되겠다고 다짐하는 망고.

 

“아니... 그게... 돈이 없어서 그래. 돈만 있으면 내가 우리 식구들 정말 한턱 거하게 쏠께”

 

“그럼 지금 쏘라는테치. 돈이 없다고? 집을 팔든 땅을 팔든 어떻게든 수를 쓰라는테치. 오마에가 아타치들을 섬기는 태도가 이게 뭐인테치? 오마에의 가장 소중한 것을 팔라는테치. 그럼 돈이 많이 생길 게 아닌테치? 그 돈으로 아타치들을 모시라는테치. 그러면 되는거 아닌테치? 하여튼 이것저것 가르쳐줘야 알아듣는 닝겐의 지식수준이란걸 알아보면 참 한심한테치”

 

“차녀 역시 똑똑한데스”

 

차녀 오렌지의 일갈에 씁쓸한 표정으로 책상으로 향한 상철. 자신의 처지를 알아주지 못하는 실장석들이 못내 서운할 뿐이었다.

 

내 가장 소중한 것을 팔라고?

 

상철은 책상 서랍 속 깊숙이 숨겨둔 목함을 꺼냈다. 뚜껑을 열자 금반지와 옥가락지, 은비녀와 노란 보석이 박힌 브로치 등이 눈에 띄었다. 한참을 먹먹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상철은 이내 목함을 닫고 도로 집어넣은 후 어제 봐뒀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예 시세보다 후하게 쳐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연락드렸습니다. 예? 아 예... 제가 직접 찾아뵈면 된단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언제쯤...?”

 

---------------------

 

연락 후 찾아간 호석의 집에 들어가자 상철 뿐만 아니라 케이지 속의 실장석들도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연신 주위를 둘러보기 바빴다. 누가 봐도 잘사는 집이라고 생각할 만큼 휘황찬란한 살림살이. 상철은 내심 자신의 처지가 다시 한번 마음을 후비는 것 같았다.

응접실 쇼파로 일행을 안내한 호석은 자리에 앉아 상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묻고 싶었던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제가 실장석들과 어떤 일을 하는지 지금 알고 거래에 나서신 건가요?”

 

“예,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저... 학대파...라고...”

 

잘 알고 있기는... 호석은 씁쓰레하게 웃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올려질 대로 올려진 분충 사육실장이었고 그래서 키우던 녀석들에게 학을 뗄대로 뗀 주인들이나, 팔아먹기 위해 일부러 녀석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 공급원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비싼 값에 실장석을 사들이겠다는 광고에 왜 이런 애호파가 낚여서 자기가 애지중지하던 녀석들을 팔겠다고 나선 것일까?

 

호석은 상철이 데리고 온 녀석들을 찬찬히 잘 살펴보았다. 행동이나 표정, 링갈을 보고 깨나 맘에 드는 분충들임을 깨닫고는 곧 상철을 살펴보았다. 수심에 가득한 표정, 초췌한 옷차림, 계속 돈 액수에 민감하게 구는 태도로 보아서 현재 경제적인 여건이 아주 안좋다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호석은,

 

“제가 댓가를 넉넉히 치루고 실장석을 인수하는 이유는 다시 돌려달라던가 얼굴 좀 보게 해달라는 등의 사후 행동이 일절 없는 것을 가정하고 계약하는 겁니다. 저한테 인도함으로써 모든 소유 관계는 끝이 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네요. 만일 다시 찾아오시거나 연락하시면 계약위반으로 소송을 걸 수도 있다는 점을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아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도 지금 저보다 더 좋은 환경에 이 아이들이 살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뭐 해준 것도 없는데 부잣집에서 호강하며 살면 좋지요. 뭐... 잘못하면 회초리로 맞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게 대수겠습니까? 하하하... 하...”

 

멋쩍게 웃다가 겸연쩍게 입을 다무는 상철을 보고 호석은 오해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하긴 저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회초리로 찰싹찰싹 몇 대 맞는것도 학대라고 할 수 있으니까, 학대파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구나 당신. 뭐 상관없었다. 두 번 다시 얼굴 볼 사이도 아니고 난 원했던 사육분충을 손에 넣었으니.

 

“그럼 우리 아이들 잘 부탁합니다. 얘들아 이제부터 여기가 너희들의 보금자리란다”

 

“데뿌뿌뿌” “치프프프”

 

기쁨에 겨워 어쩔줄 몰라하는 녀석들을 두고 상철은 집을 나왔다. 가슴팍에 들어있는 두툼한 현찰 봉투를 연신 만지작거리며.

 

가장 소중한 것을 팔라는 차녀 오렌지의 말은 상철의 오랜 시간 동안의 고뇌를 해소해주는 길잡이가 되어 주는 말이었다. 이것으로 인해 어머니가 남겨준 패물을 처분하려고 했던 상철의 계획은 바뀌게 되었다. 상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인 실장석들, 처음에는 이녀석들을 판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실장석을 판다는 가정하에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상철의 심경에도 변화가 따르게 되었다. 실장석이 없으니 얼마든지 재택 구애받지 않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데다가 실장석에게 들어가는 돈도 절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더군다나 실장석들도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지 않나 말이다. 물론 새 주인은 학대파니까 회초리로 몇 대 맞는 것은 각오해야겠지? 그래도 브리더한테 훈육도 받고 했으니 잘 견뎌낼 거라고 생각한 상철.

 

그의 생각에는 두가지 큰 오류가 있었다. 우선 브리더의 훈육을 견뎌낸 것은 친실장 망고 하나뿐이었고 그 아래 네 마리 자들은 훈육 자체를 모르고 큰 녀석들이었다.

 

그리고 둘째로,

 

학대파라는 명칭은 절대 회초리 몇 대 때려서 얻어지는 이름이 아니었던 것이다.

 

-------------------------

 

쫘아악, 쫘아악,

 

온 지하실을 울리는 채찍 소리.

 

탁자 위에 시체처럼 엎어져 있는 독라 친실장의 몸에 가늘고 날카로운 카본 채찍이 연신 후려쳐졌다. 수조 속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독라 자실장들은 색눈물을 흘리며 탈분을 해대고 있었다. 이윽고 매질을 멈춘 호석은,

 

“하? 이새끼 엄살피는 거 봐라?”

 

하더니 냉장고에서 소줏병을 꺼내 친실장의 몸에 콸콸 부어버렸다. 소름끼치는 통증에 몸을 부르르 떨며 눈을 뜬 친실장에게 호석은,

 

“일어나 새끼야”

 

한마디 했고 친실장은 그동안 호석의 말에 굼뜨게 행동하다 어떤 경을 쳤는지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온몸을 칼로 저며내는 고통을 간신히 참으며 벌떡 일어났다.

 

“니가 아직도 망고니 뭐니 뭐 그런 이름인줄 아냐? 개도 안먹는 고깃덩어리 주제에 어디서 그런 깡이 나오지? 뭐? 군기를 잡아? 새끼가 아주 기고만장해가지고 말야. 그래 그 군기 한번 잡아봐라. 잡아봐. 잡아보라고 새꺄”

 

잡아봐 한마디 할때마다 채찍으로 친실장의 따귀를 여지없이 갈겨버리는 호석. 얼굴에서 피가 터지는 와중에도 한마디 뻥긋 못한 친실장이었다. 이 집에 온 지 사흘째. 그동안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인해 일가가 어떤 짓을 당했는지를 철저히 뇌리에 각인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자실장들에게로 몸을 돌린 호석. 그때서야 허물어지듯 쓰러져 기절해버린 친실장이었다. 벌벌 떨고 있는 자실장들을 쭉 훑어본 호석은,

 

“똥물 튀긴 새끼 누구야? 하핫, 전부 다야? 하여튼 이새끼들은 진짜”

 

하더니 한손으로 한 녀석을 움켜쥐고 옆 테이블로 갔다. 테이블 위에는 나무막대기에 샌드페이퍼가 둘둘 말려서 마치 11월 11일에 먹는 과자같은 모습으로 단단히 고정된 채 서 있었다. 호석은 이내 그 막대기에 녀석의 총구를 끼운 후 깊숙이 끼워넣었다가 천천히 뺐다. 분대와 내장이 심하게 긁힌 채 고통에 겨워 어쩔 줄 몰라하는 자실장, 곧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애처롭게 호석을 쳐다보던 나머지 녀석들도 이내 똑같이 관통형벌을 받고 데굴데굴 굴러댈 뿐이었다.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호석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졌다. 지하실에는 화장실이 없었고 1층까지 올라가기 귀찮았던 상황, 뒤돌아서서 비이커에다 소변을 본 호석은,

 

“전부 아가리 벌려”

 

이 말 한마디에 널브러져서 신음하던 자실장들은 선불 맞은 것처럼 벌떡 일어나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입을 벌렸다. 마치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이기라도 된는 마냥, 이 자세를 조금이라도 늦게 하면 어김없이 저 검은 카본 채찍 세례를 받아야 했다. 한 대만 맞아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매질 덕에 상철에게 분충 발언을 일삼던 녀석들은 이내 말 잘듣는 순둥이가 되었다.

자실장들의 벌려진 입에는 이내 깔대기가 하나씩 꽂혔고 이윽고 비이커의 노란 액체가 깔대기를 따라 녀석들의 목구멍으로 꿀꺽꿀꺽 넘어갔다. 색눈물을 흘리며 눈을 뒤룩뒤룩 굴리는 녀석들, 울지도 못하고 인간의 오줌을 삼켜댔다. 이 방식이 호석의 밥주는 방식임을 녀석들은 잘 알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그들은 운치와 피를 닦아낸 물과 음식찌꺼기를 갈아낸 죽 같은것을 먹었었다. 단 한번도 예전에 상철과 같이 먹던 푸드 이상 되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부잣집에 분양되면서 꿈꿨던 스테이크와 스시 콘페이토는 이미 박살난 꿈이 되어버렸고 지금 이 불쌍한 어린 것들에게 유일한 소원은 다시 상철과 함께 사는 것 뿐이었다. 옛날처럼 상철의 집에서 즐겁게 사는 꿈, 이루어지지 못할 꿈인 것을 알기에 오줌을 삼켜대는 어린 녀석들은 더욱 서러울 뿐이었다.

 

“니네들 위석 활성제 성능으로 봤을때 니네들은 한 보름 가겠다. 그때까지 한번 놀아보자 새끼들아”

 

악마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호석의 말은 녀석들의 한줄기 남은 희망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