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의 발바닥도 포기한 실장석 참피 폐가 소설 열리지 않는 낙원
실장 테마파크.
한때 3년전, 그 당시만 해도 실장석 이라는 것에 무지한 인류이기에 실장석 붐으로 인해 만들어진 착오의 산물이였다. 테마파크라고 하지만 크기는 6000평 크기의 테마파크 치고는 작은 크기였다. 하지만 이곳은 인간에 비해 너무 작은 실장석들을 위한 사이즈로 만들어져 있기에 실장석 입장에선 그야말로 온갖 놀이기구가 즐비한 어마어마한 넓이의 천국이였다.
외부의 들실장 침입을 막기위해 주변에는 넓이 5m에 깊이 2m의 해자가 파여있고 오로지 4m넓이의 입출구용 다리로만 들어올수 있는 천혜의 요새였다. 물론 돈을 지불하고 안에 들어온 덜떨어진 사육실장들이 해자에 빠져 죽을수 있기에 높이 1m의 저실장도 통과 하지 못할, 촘촘한 철망이 둘러쌓여 있지만 기이하게도 빠져 죽는 녀석들은 하루에도 수십마리가 존재했다. 당연히 이럴경우 보상은 없다. 사육주의 관리소홀이기에.
그렇게 실장붐을 타고 월 매출 80억을 넘기는 호황이 잠깐 있었지만 그 기간은 고작 3개월 이였다. 실장붐이 3년이 된 시점에 일본의 로젠사에서 개발한 린갈의 등장으로 사육실장 시장은 처참하다고 표현이 안될 정도로 단기간에 붕괴했다. 3년간 만들어진 시장이 붕괴하기까지 고작 3개월이 걸렸다.
길거리엔 버려진 전 사육실장들이 발에 치여 죽은 사체가 빼곡하게 인도와 차도를 뒤덮을 정도였다. 이때 살아남은 극소수의 실장석들이 오늘날 전국에 퍼진 들실장들의 선조가 되었다. 그렇기에 과거 실장붐 시절 기억을 이어받아 아직까지 사육실장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원인이기도 했다.
이 테마파크가 세워진건 실장붐이 2년 7개월쯤 된 시점이였다. 고작 3개월 반짝였고 그대로 폐업을 하였다. 완공까지 1년 6개월. 총 500억원이 들어갔지만 고작 수익은 240억. 곧바로 파산했지만 2년이 흐른 지금도 이 부지는 매각조차 되지 않았다.
린갈이후 실장석 이미지가 이 이상 나빠진다면 진지하게 멸종을 생각해야할 정도로 몰릴대로 몰린 막장 상황.
관리되지 않은 작동이 멈춰 녹이 슨 테마파크. 그리고 실장석 입장에선 2년전 까마득한 먼 과거이지만 선대로 물려받은 열화된 기억을 간직한 테마파크 근처의 들실장들은 여전히 이 곳을 노리고 있다. 과거의 영광이 있던 화려하고 행복하며 세상 모든 즐거움을 간직한 이 테마파크를. 그 시절 지금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사육실장의 절정이던 시절을.
“오늘도 보는 테치.”
이 자실장은 이 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일가의 차녀였다. 아주 먼 옛날, 인간을 부리고 지고의 대접을 받으며 수많은 동족들이 지금처럼 서로를 밥으로 먹지 않던 믿기 힘든 실장석이라면 자부심을 넘어 실장석으로 태어난것이 영광으로 여겨지던 시절을 구전으로 전해들은 일가였다.
선택받지 못한 역겨워 보기만 해도 토할 정도로 추레한 들실장들은 저 곳으로 목숨를 바쳐 어마어마한 넓이의 물길을 헤엄쳐 가서, 그저 두 눈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과 즐거움으로 가득찬 낙원에 선택받은 사육실장들의 모습에 피눈물을 흘리며 두 눈을 뽑고 물속에 들어가 자살을 한다고 전해질 정도였다.
차녀는 마마의 마마의 마마의......헤아릴수도 없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전해져온 이야기를 친실장에게 몇 번이고 들었다. 이제는 갈수도 없고 그날 이후 열리지 않는 낙원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나 좋아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 몸안의 소중한 돌에서 느껴졌다. 어딘가 아련하고 어렴풋이 행복이라는 생소한 감각이 전신에 퍼졌다. 차녀는 그럴때마다 생각했다. 낙원에 가고 싶다고. 이제는 열리지 않는 저 낙원의 문을 당당히 열고 과거 잊혀진 실장석의 자부심과 영광을 되찾고 싶다고. 비록 나쁜 인간들이 실장석들의 영광을 두려워해 낙원의 문을 강제로 닫아 열리지 않게 했지만 자신을 다를거라 여겼다.
“와타치는 선택받은 실장인 테치.”
이제는 그 시절을 아는 주변의 동족들은 다 죽고 마지막 남은 최후의 선택받은 실장이 바로 자신의 마마의 일가였다. 그렇기에 저 낙원의 봉인을 열고 실장석의 미래를 위해, 영광를 되찾을수 있는것은 오직 자신만이 남았다. 아니, 자신만이 가능했다.
그랬다.
마마와 장녀, 이모토챠들은 낙원에 대해 관심도 없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세상의 모든 실장석들을 위해 이 무겁고 막중한 책임이 자신에게 달려있다.
“어깨가 무거운 테치...”
그럼에도 포기할수 있으랴. 인간들을 무릎꿇리고 징벌하기 위해, 지금도 나쁜 인간들에게 매일같이 보는, 죽어가는 실장들을 위해. 그리고 그 영광을 되찾은 모든 실장들의 왕이 되기 위해.
하지만 이 자실장은 테마파크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었다. 일단 자실장이라 골판지 박스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만 밖을 볼수만 있었다. 어린 자실장이라 친실장 없이 밖에 나가게 된다면 죽는다. 중실장조차 성체실장에게 상대도 되지 않아 머리가 으깨진채 사지가 잘려 자판기가 되는게 현실이다. 그보다 훨씬 작은 자신들은 그저 한끼 간식이다.
”테에. 차녀 오네챠 오늘도 저러는 테치...“
”삼녀챠, 이해하는 테치. 차녀챠는 머리가 조금 아픈 테치. 그러니 가족인 와타치타치가 봐줘야 하는 테치.“
”차녀 오네챠는 왜 매일 저러는 테치?“
”그런 테치. 사녀 오네챠 말 대로인 테치. 매일 같은 곳만 보면 안 지루한 테치?“
장녀는 안쓰러운 눈으로 차녀를 보았다. 과거 마마가 해준 이야기에 그대로 꽂혀 그저 이야기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대로 믿어버렸다. 물론 자신도 마마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소중한 돌이 그것에 호응하듯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안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선 그것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마마도 말하지 않았던가. 그냥 이야기일 뿐이라고.
”역시...와타치만 가능한 테치.“
장녀와 나머지 자실장들은 차녀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흘러 일주일뒤.
친실장은 큰 마음을 먹고 차녀를 정신차리게 하기 위해서 산책을 결심했다. 실장석에게 있어서 일가 산책은 리스크만 크고 리턴은 거의 없다. 집 밖에 나가 주변 구경하나 집을 벗어나 구경하나 자실장들의 스트레스 감소는 동일하다. 그저 자실장들은 집 밖으로 나간다 라는 것 하나만으로 충족되기에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오늘은 마마를 따라 산책을 가는 데스. 그러니 단단히 준비하는 데스. 밖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는 데스. 반드시 마마 주위를 벗어나면 안되는 데스. 마마만 보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따라와야 하는 데스.“
동족의 습격, 인간의 습격, 야생동물의 습격. 어느 하나만 걸려도 새끼들을 모조리 잃거나 자신이 죽는다. 특히 인간의 습격이 가장 질이 나쁘다. 새끼들을 모두 잃고 끝나면 오히려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오고 실패하면 최소 일가실각. 리스크가 너무 심했지만 이대로 차녀를 두고 볼 수도 없었다.
친실장이 좀더 똑똑했다면 차녀만 몰래 데리고 나가 하루종일 바라보는 낙원이 실제로 어떤지 보여주면 리스크도 크지 않을 테지만 실장석 수준에선 새끼를 단독으로 데리고 나갈때는 오로지 솎아내기 말곤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명심하는 데스. 위험에 처하면 마마를 버리고 도망치는 데스. 절대로, 절대로 위험에 빠진 마마나 오마에들을 도와선 안되는 데스. 그러면 일가 실각인 데스. 마마도 오마에들이 위험에 빠지면 버리고 도망가는 데스. 그러니 오마에들도 마마를 버려야 하는 데스.“
”테치..“
평소와 다르게 표정을 굳히고 정색하는 친실장의 모습에 자실장들은 잔뜩 긴장했다. 비장하기까지 한 친실장.
”그, 그럼 와타치는 집에 있는 테치이...밖은 무서운 테치.“
오녀는 안색이 파리해진채 덜덜 떨며 산책을 가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친실장은 오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최소한 한마리는 집안에 있다면 일가실각은 면할터. 혹시 모를 사태에 비상용으로 쓸만했다.
”그럼 오녀는 집안에서 기다리는 데스.“
네마리 자실장들은 오녀에게 손을 흔들며 위험하지만 기대에 부푼 얼굴로 밖으로 나갔다. 그중 차녀는 유독 눈빛을 빛냈다. 드디어 자신이 나설 기회가 왔다. 마마도, 자매들도 부정할수 없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기회가.
”테에에...굉장한 테치.“
”너무 넓은 테치.“
”큰게 많은 테치. 꽃들도 많은 테치.“
”저기가...테치.“
차녀도 밖에 나가자 압도적인 세상에 순간 목적을 까먹었다. 크고, 아름다고 광활한 세계. 하지만 곧이여 이런 세계를 지배할거라 생각이 드니 온 몸에 활력이 솟구쳤다. 그리고 박스 구멍으로 보던 낙원은 밖에서 보자 생각보다 더 컸다.
“일단 마마를 따라오는 데스. 한눈팔다 뒤쳐지면 절대로 마마는 기다려주지 않는 데스. 그러니 뒤쳐져 버림받기 싫다면 마마만 보고 따라오는 데스.”
일반적으로 실장 일가산책의 귀환율은 50%. 즉, 죽거나 살아돌아오는가 두 가지만 있다. 문제는 새끼들의 귀환율이다. 통계에 따르면 자실장 5마리중 2~3마리만이 돌아온다. 밖을 자주 다니는 친실장은 크게 감흥이 없지만 한달, 혹은 세달에 한번 꼴로 간신히 밖에 나오는 자실장들이 세상구경을 포기하고 친실장 뒷통수만 보며 빠듯하게 걷는걸 요구한 시점에서 새끼들과 친실장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일단 차녀가 그렇게 원하는 곳으로 가는 데스. 차녀, 가서 똑똑히 보는 데스.”
“테, 텟, 츄웅~!”
차녀는 친실장의 말에 눈을 빛내며 외쳤다.
드디어! 전설의 시작이다. 차녀는 콧김을 내뿜으며 의욕에 가득차 애교섞인 울음을 냈다.
“테헤, 테헥...!”
낙원의 입구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태어난 순간 부터 지금까지 일평생을 거의 집안에서 보냈기에 근력이나 체력이 형편없기 그지 없었다. 몸쓰는 것도 어설픈 자실장들. 거기다가 친의 등만 보고 걷던중에도 연신 주변을 구경하기에 중간중간 친을 따라잡기 위해 달려야했다.
“일단 여기서 쉬는 데스.”
체력이 바닥나 헥헥거리는 자실장들을 보던 친실장은 수풀 근처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짙은 풀냄새가 싱그러웠다. 자실장들은 바닥에 누워 차가운 땅의 온도가 몸을 식혀주는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뭔가 기분 좋은 테치이.”
“바닥씨 시원시원 테치.”
“그런 테치이.“
친실장은 장녀도 체력이 다했는데도 차녀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쌩쌩하게 서서 낙원을 보는걸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어린 녀석이 그것도 장녀가 아님에도 장녀보다 체력이 좋다니.
”자, 다시 가는 데스. 얼마 안남은 데스. 차녀, 실망하지 마는 데스.“
”테?“
친실장의 말에 차녀는 어리둥절 했다. 실망하지 말라니. 대체 무엇을?
그리고 15분을 더 걸어 도착한 낙원의 유일한 입구를 보고 차녀는 친실장의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래서 실망하지 말라 했구나 라고.
”테, 테에...?!“
”그런 데스. 실망하지 마는 데스.“
차녀는 유지 보수가 2년이 넘어가 삭아서 무너진 나무 다리를 보고 멍하니 입을 벌리고 충격에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 중간에 끊긴 다리. 낙원으로 향하는 유일한 다리가 건너지 못하게 되었다.
마땅히 돌아가야할 실장석의 영광과 권리가 사라진다. 당연히 세계의 왕이 되어야할 자신의 권위가, 권력이, 위치가 사라진다.
”본 데스? 이게 현실인 데스. 그러니 차녀도...데?“
친실장은 차녀의 말에 귀를 의심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마마, 던져주는 테치. 이대로 포기할수 없는 테치!“
”무슨 소리인 데스! 탁아도 아니고 딱딱한 바닥인 데스. 아직 어린 아이인 오마에의 몸이 튼튼하지 않아서 죽을수도 있는 데스!“
”알고 있는 테치. 하지만 이렇게 길이 사라졌다고 포기할수는 없는 테치! 그리고 마마면 와타치를 안전하게 탁아해줄거라 믿는 테치!“
친실장은 진심으로 각오한 차녀를 보며 안타까움에 신음을 냈다.
”차녀챠, 무리인 테치! 그만하는 테치!“
”그런 테치...차녀 오네챠 그만 하는 테치.“
”와, 와타치도 삼녀 오네챠랑 같은 생각인 테치.“
”아니, 자들은 그만 하는 데스. 차녀, 진심인 데스?“
”...그런 테치.“
”차녀, 잘 듣는 데스. 확실히 마마면 차녀를 탁아하듯 어쩌면 저 끊어진 길 넘어도 안전하게 던질수 있는 데스. 아니, 가능할것 같은 데스.“
”역시, 마마인 테치-!“
”하지만! 오마에, 생각은 해본 데스? 만약, 아주 만약에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데스. 차녀, 오마에 낙원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데스? 생각해본적 있는 데스?“
차녀는 친실장의 말에 표정이 멍하니 변했다. 낙원에 들어가지 못한다? 애초에 그런 가정따윈 해본적이 없었다. 낙원에 들어간다는건 이미 예정된, 마치 정해진 결말이나 다름없었다. 들어간다 외의 다른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데휴...차녀, 마마가 물어보는 데스. 낙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돌아올 것인 데스? 마마는 저 끊어진 길 넘어도 보내줄수 있지만 되돌리는건 불가능한 데스. 마마의 키보다 큰 데스. 마마도 건너지 못하는 데스. 그런데 오마에같이 작은 아이가 건널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데스?“
”테..!!“
차녀는 그제서야 이 길의 무서움을 깨달았다. 넘어갈수 있지만 돌아올수 없는 무시무시한 길임을. 하지만 차녀는 생각했다. 왜 자신은 실패할 걱정, 아니 되돌아올 걱정을 하는지.
자신이 낙원으로 들어가는 것은 숨쉬듯 당연한 것이였다. 거기에 실패란 존재하지 않았다.
”마마...괜찮은 테치! 성공하면 되는 테치!“
”데-, 데휴. 그런 데스? 마마는 분명히 말한 데스. 오마에가 넘어가는 순간, 더이상 마마가 도와줄 방법이 없는 데스. 저곳에서 굶어죽던 물에 빠져 스스로 죽던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곳에서 외로워 죽던 방법이 없는 데스. 아무리 후회해도 그저 저곳에서 죽는거 말곤 없는 데스. 그래도 자신있는 데스?“
”그런 테츄. 와타치의 결심은 마라보다 단단한 테치!“
친실장은 다시금 한숨을 내쉬며 차녀를 들었다. 그리곤 이제껏 해온 탁아중에서 가장 신중하고 정성을 다해 반대편 길로 탁아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것은 기적을 낳았다. 자실장이, 1m가량 끊긴 다리 넘어도 아무런 부상없이 무사히 던져져 바닥을 굴렀다. 차녀도 정신없이 굴렀지만 곧바로 일어나 너무나 멀쩡한 몸에 신체 여기저기를 움직이며 신기한 눈으로 둘러보았다.
”괴, 굉장한 테치! 마마, 엄청난 테치!“
”믿기 힘든 테치!“
”이런 마마 밑에서 태어나 다행인 테치!“
”데프프픕-! 이정도는 마마에겐 아무것도 아닌 데스.“
친실장은 한껏 솟아오른 어깨를 느끼며 차녀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이제 남은건 운명에 모든걸 맡겨야 했다. 죽거나 살거나. 둘만 남았다.
”차녀. 이 마마의 자라면 당당하게 걷는 데스. 마마의 총구에서 태어난 자라면 실패하나 성공하나 당당해져야 하는 데스! 그러니 어서 가는 데스!“
”테, 테치! 안 테치! 그런 테치! 와타치는 마마의 아이인 테치!“
차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길을 걸었다. 성공을 맹신했지만 가슴 한편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실패하면 그냥 개죽음이다. 마마도 도와주지 못한다. 끔찍하고 비참한 죽음만이 기다린다. 차녀는 머리가 터질것 같았지만 이제와서 무를수는 없었다. 이미 몸은 길을 건너버렸다. 되돌아갈 길도, 도움도 없다. 이제 남은건 스스로 헤쳐가야했다.
-.....
-.....?
-....!
-......!!
뒤에서 무언가 말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뒤는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자신은 세계의 왕이자 모든 실장석의 영광을 되찾아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기에. 내가 아니면 누가 하리.
”테챠-! 할수있는 테치!“
단단히 기합을 넣고 걷는다.
차녀는 그렇게 뒤 한번 보지 않고 경건하게 낙원의 문으로 다가갔다.
”테, 테갸아아아-!! 테쟈아아아-!“
얼굴이 터지도록, 전신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온 몸에 힘을 주었다. 차녀의 얼굴에서 땀이 비집고 흘러내렸다. 꽉 깨문 이가 부러지며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테마파크의 고물을 훔칠 가능성이 있기에 자물쇠가 아닌 문과 둘레에 쳐진 철망을 콘크리트로 막아버렸다. 콘트리트를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전세계 실장석을 모아도 그냥 불가능했다. 확률이 0에 수렴하는게 아닌 그냥 0이다.
-뿌직, 뿌직
차녀의 옷밖에 들어난 빨간 피부에 핏줄이 툭툭 불거진다. 운치를 지리는걸 느낄수도 없을 정도로 집중하여 모든 힘을 주지만 가망이 전혀 없었다. 미동은 커녕 발만 계속 미끌어지며 애꿎은 구두 바닥이 마찰로 순식간에 닳아 없어질 뿐이였다. 그리고 차녀는 그 헛발질이 문을 여는 것 처럼 느꼈다. 표정에서 환희가 뭍어나왔다. 본능적으로 자신이 한 모든게 헛짓거리라는 것을 알아 정신적으로 죽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행복회로에 빠진 차녀.
”테픕-, 테프프...!“
멍한 눈알과 표정. 바닥에 쓰러진 차녀의 행복회로가 끝난것은 1시간이 지난 시점이였다.
”마마아—! 오네챠아—!! 구해주는 테치이—! 살려주는 테치-! 와타치가 잘못한 테치! 반성하는 테치! 미안한 테치! 앞으로 낙원같은거 무시하는 테치! 그러니 살려줘 테치이-! 구해주는 테치! 도와주는 테치!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사실, 친실장 일가가 떠난 것은 차녀를 다리 건너편으로 던지고 말을 건넌뒤 바로 버리고 집으로 향했다. 장녀를 비롯한 세마리가 차녀를 걱정했지만 이미 건너편으로 던진 순간 친실장은 차녀를 버린거라 여겼다. 버린 자는 자가 아니다. 그저 흔한 고아실장 한마리일뿐. 진작에 사라진 친실장을 부르짖으며 애원하는 차녀는 낙원이 없음을, 자신에게 자격따위는 없었음을 깨달았지만 너무 늦었다. 1m나 되는 구멍. 그 밑은 시커먼 물이 출렁이고 있었다.
친실장이 다시 그곳을 향한것은 일주일이 지났을 시점이였다. 친실장이 본 것은 끊어진 다리 가장자리에 두건 뒷부분이 걸려 허공에 데롱거리는, 팔다리 없는 입가에 똥투성이의 건어물처럼 바짝 마른 자실장 한마리의 모습이였다.
“차라리 물에 뛰어들면 어쩌면 물가 근처로 떠밀려와 기적처럼 살아남을수 있었던 데스.”
안타깝지만 중요하지 않는 다는 듯 쯧쯧 거리며 아무 미련없이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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