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 참피의 요리왕 비룡 더 라스트 소설 실장 오르톨랑

 오르톨랑이란 프랑스의 회색머리멧새 요리로, ‘프랑스의 영혼을 구현하는 요리‘라고 찬사받을 정도로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잔혹한 요리과정과 더불어 회색머리멧새의 남획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로 인해 법으로 금지되어 지금은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요리이다. 실장 오르톨랑은 그런 오르톨랑을 실장석으로 재현한 요리이다. 


  실장 오르톨랑은 요리에 쓰일 실장석을 얻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실장 오르톨랑에 쓰는 실장석은 영양이 잘 보충된 성체 실장석의 녹색 눈에 붉은 염료를 뿌려 강제로 출산시킨 엄지실장을 사용한다. 실장석을 얻었으면 그것을 지름 10cm, 높이 20cm정도의 통에 넣어 활발히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엄지실장의 키가 중지손가락만해질 때까지 수수, 기장, 포도와 무화과 등을 계속 공급해 살을 찌운다. 이때 멧새를 이용한 오르톨랑과는 달리 실장석의 눈을 가린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실장석은 식탐이 많아 먹을것을 끊임없이 공급하면 계속 먹어대기 때문이다.

  키가 중지손가락만해진 엄지실장은 통에서 꺼내어져 다음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은 위석 적출, 똥빼기, 분대 지지기, 독라 만들기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먼저 위석 적출은 실장석을 네무리로 재운 후 위석을 빼내는 것이다. 이때 빼낸 위석을 영양제에 넣어두면 실장석의 상처가 말끔히 낫는다. 다음 과정인 똥빼기는 잠에서 깬 실장석의 총배설강에 호스를 대고 최대한 강한 수압으로 물을 틀어 그것의 분대 속에 있는 분뇨를 전부 제거한다. 굳이 실장석의 입이 아닌 총배설강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이유는 그것의 폐를 손상시키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똥빼기 다음인 분대 지지기는 분뇨를 전부 제거한 엄지실장의 총배설강에 토치를 대고 불로 지져 속의 분대를 다시는 못 쓸 상태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실장석은 그 어떤 상태에서도 자기 내장에 있는 것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분대 지지기를 하지 않으면 이후 요리가 완성되었을 때 실장석의 분뇨 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 앞선 과정을 전부 거친 엄지실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옷과 머리털을 빼앗겨 자신의 눈 앞에서 그것이 불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작업은 똥빼기나 분대 지지기와 같이 실장석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짓소산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그것의 육질을 개선하기 때문에 중요한 작업이다. 

  위석 적출과 똥빼기, 분대 지지기와 독라 만들기 과정을 거친 엄지실장은 아르마냑이 가득 들어있는 통에 빠진다. 통 속에 들어간 실장석은 사지를 허우적대며 빠져나오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점점 가라앉는다. 아르마냑에 빠뜨린 실장석이 바닥에 가라앉으면 그것을 꺼내어 예열된 오븐에 집어넣는다. 아르마냑에서 나오기 위해 힘을 다 쓴 실장석은 아무런 발악도 하지 못하고 그저 오븐의 열에 서서히 익어갈 뿐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실장 오르톨랑은 머리에 흰 천을 뒤집어 쓴 채 엄지실장의 머리를 잡아 머리를 제외한 온 몸을 입 속에 넣고 맛을 음미하며 뼈를 뱉어내는 방식으로 먹는다. 실장 오르톨랑의 맛은 다음과 같다: 엄지실장의 몸이 닿는 순간 혀에 빠르게 퍼지는 아르마냑의 달콤한 맛에 한 번 전율하고, 실장석을 씹는 순간 살점에 부드럽게 들어가는 이에 또 한 번 전율하고, 실장석의 살점을 몸에서 떼어내고 음미하면서 느껴지는 고소한 지방 맛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과일향에 또 한 번 전율하게 된다. 살점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실장 오르톨랑이지만 실장 오르톨랑의 진가는 그것의 폐에 있다. 뼈를 발라내고 마주한 실장 오르톨랑의 폐는 살점보다 더 부드럽고 살점과는 다른 녹진한 맛을 낸다. 그리고 폐를 씹는 순간 터져나오는 아르마냑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실장 오르톨랑을 먹고 있자면 멧새로 만든 오르톨랑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궁금해진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오르톨랑은 요리하는 것이 금지된 상태이다. 그래서 실장 오르톨랑은 오르톨랑의 맛을 잊지 못하는 애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리고 그런 애호가들의 수요에 의해 엄지실장들은 오늘도 과일을 먹고, 불에 지져지고, 술에 잠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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