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되는 실장석 참피 소설 작은 부탁
날이 좋은 어느 오후, 남자는 공원 앞 편의점에서 빵쪼가리 하나와 커피 하나를 사와 끼니를 떼우고 있었다. 도착한 벤치에서 봉투를 들춰보았을 때, 다행히도 탁아를 당하거나 하는 일는 없었다.
다먹어갈 무렵, 자실장 한 마리가 벤치에 앉아 쉬고있는 남자에게로 다가와 테치테치 무어라 떠들어댄다. 무료했던 찰나 호기심이 든 그는 휴대폰의 링갈어플을 통해 그것과 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닌겐상! 와타시 부탁이 있는 테치!]
"뭔지 한 번 들어보고, 들어줄만하면 들어주마"
[간단한테치! 와타시의 말을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 테치!]
"그....으래, 한 번 말해보렴"
[사육실장으로 삼아준다. 라고 말하는 테치!]
맹랑한 부탁에 코웃음을 치던 남자, 그런 얕은 수가 통할거라고 생각하는 그 멍청한 머리에 개탄을 했다. 그러다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그 자실장과 잠시 놀아주기로 하여, 서서히 입을 벌린다.
"사....."
[테에....!]
자실장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기대감이 큰듯 크게 벌린 입에선 침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온 신경을 남자의 입에 집중하고 있던 터라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실 어려운 부탁이긴한데..."
일부러 꺾었다. 자실장의 표정에 실망감이 잔뜩 찾아온다.
"사...."
축 늘어진 자실장이 금새 또 다시 생기를 되찾는다. 콧김을 연신 뿜어내며, 어서 말을 내뱉으라는 듯 손을 부들부들떨어댄다. 동그랗게 뜬 시선은 오직 남자의 입으로 향해있다.
"....는게 각박해서, 사육실장을 키우기 좀 빡썌긴 해."
또 다시 딴소리를 하기에, 자실장이 또 다시 실망한다. 그러더니 이번엔, 계속해서 장난치는 남자에게 격분한 듯 테치테치 짖어대며 화를 내기 시작한다
[그만두는 테치!! 장난치지 말라는테치!!]
"알았다 알았어,"
[마지막 기회인 테츄아!]
"사육실장으로 삼아주마."
그 말을 듣자마자, 자리에서 방방 뛰기 시작하는 자실장. 알수없는 몸짓으로 기쁜 감정을 표현한다. 중얼중얼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노랫말을 살펴보면 염원해왔던 사육실장으로의 삶을 기대하는 듯 했다.
[잘 부탁드리는 테츄! 와타치는 주인상의 사육실장이 된 테치!]
"....내가 왜?"
[방금 닌겐상이 와타시를 사육실장으로 삼겠다 한 테치! 잊어버린 테츄~? 와타치의 계획대로 된 테치~]
황당해하는 남자의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연신 춤을추어댄다.
"내가 그렇게 말했디 때문에 키워야 한다는 거지?"
[그런테치! 무르기 없는 테츄!]
"난 사육실장을 잔인하게 괴롭히고 죽일거야"
[테...!]
덩실덩실 춤을 추던 자실장이 얼음장처럼 굳었다. 이내 몸을 바들바들떨며 눈 앞의 남자를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하...학대파였던테츄...!?]
"뻥이다 이녀석아. 슬슬 갈까? 우리 집으로."
[테츙~ 장난기 많은 주인님인 테츄~ 하마터면 진짜인줄 알았다 테치!]
남자는 가지고 있던 편의점봉투를 벌려 자실장이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봉투에 쏘옥 들어간 자실장이 봉투 속에서 행복에 겨운 노래를 끊임 없이 불러댄다.
남자는 자실장이 들어있는 편의점 봉투의 입구를 꽉 묶은 후, 바로 근처의 쓰레기통에 휙 하고 던져 넣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편의점 봉투 안에서, 자실장은 앞으로 제게 펼쳐질 사육실장의 삶을 그리며 남자의 집에 도착하기를 학수 고대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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