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달사순과 해달사순은 실장석 참피를 위해 존재하는 소설 실장헤어샵

 애호파의 삶의 낙은 자신의 실장석이 훨씬 아름다워지는 것을 감상하는 것. 온갖 화장품을 바치고, 좋은 음식을 먹이고, 값비싼 장신구를 달아 마치 봉제인형을 꾸미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것은 실장헤어디자인. 옷은 벗겨지면 새로 사면 되고 실장석의 기본 녹색 옷보다 훨씬 질 좋고 귀여운 옷이 많아 바꾸는 재미가 있지만 한 번 뽑히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머리칼을 꾸민다는 것은 한 번의 실수에 실장석이 파킨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모발 이식을 해줄 수도 있지만 보통 애호파 사이에서는 인공모발은 저급, 자연모발을 고급으로 쳐준다는 모양이다. 가발은 급에도 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헤어디자인 과정 자체는 간단하면서 저렴하기에 수요층이 두텁다. 종국에는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무 치장도 해주지 않고 그냥 실장석인 채로 키우는 애호파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오늘도 입문 애호파는 늘어가고 순정의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애호파도 많다.




“자, 다 됐습니다. 어떠신가요?”

“어머~, 프릴쨩, 금발이 아주 잘 어울리는구나!”

[테치테치! 세레브한 아타치가 더욱 세레브해진테치! 다른 사육실장과는 비교도 안 되는테치!]



실장헤어숍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반적인 헤어숍과 다르지 않다. 염색, 파마, 스트레이트, 정말 아주 가끔 있는 일이지만 커트, 기타등등. 일반 헤어숍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실장석의 머리칼이 훼손되지 않게 손질하는 기술은 전문기술 중에서도 전문기술인데다 실장석을 코디하고 싶어 하면서 헤어디자인 자격증까지 보유한 애호파가 많지 않다보니 생기는 일이다. 요즘 실장 코디의 대세는 생머리. TV 드라마 ‘독라비’의 주인공 실장석의 코디가 애호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켜 유행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실장석의 머리는 꼬불꼬불하기 때문에 머리를 곧게 펴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미지 변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흑발 염색에 매직스트레이트로 하고 싶은데요.”

“둘 다 한꺼번에 하면 모발에 손상이 갈 수 있어서 하루에 다 해드리지는 못 하고요, 매직은 당일 바로 끝낼 수 있으니까 매직 먼저 하시고 염색은 나중에 다시 방문해주셔야 하는데 괜찮으세요?”

“그럼 오늘 매직 먼저 할게요.”

“이쪽으로 와서 앉아주세요.”



헤어숍에 들어올 수 있는 실장석에 제한은 없다. 원한다면 분충이나 독라를 데려와도 된다. 하지만 실장헤어샵은 애호파들의 묵언의 전장이기도 해서 자기가 키우는 실장석을 가능한 최고의 모습을 하여 데려오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다. 주인들 뿐만 아니라 실장석들도 자신의 모습과 다른 실장석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우월감에 도취하거나 좌절감에 굴복하며 왜 자신은 저렇게 세레브한 주인을 만날 수 없을까 라는 불행을 느낀다. 오죽하면 ‘최근 실장석 패션 유행을 알아보려면 헤어숍을 가라’ 라는 말까지 있었을까. 대신 실장석을 제외한 다른 애완동물들은 전부 출입금지다. 개나 고양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우리에 넣어둔 햄스터마저 실장석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옷을 벗고 미용가운을 걸친 뒤 의자에 앉아 거울을 마주한 실장석은 아무 특별한 장신구도, 옷도, 화장도 없는 평범한 실장석 그 자체였다. 주변의 다른 실장석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어 풀이 죽는다. 실장석이 의자에 앉자 직원은 의자에 달린 가죽벨트를 조여서 실장석을 의자에 고정한다. 근본적으로 산만하고 정신없는 생물이라 머리를 손질하던 중 움직여서 의도치 않게 머리를 손상시키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데에엥……. 주인님, 무서운데스…….]

“해치지 않아. 가만히 앉아서 잘 있으면 콘페이토를 상으로 주마.”

[참아보겠는데스…….]



평범한 실장석 바로 옆에는 자실장이 들어와서 앉는다. 옷이 아주 반짝반짝하고 화장도 인형 수준인 걸 보니 사육실장중에서도 돈을 특급으로 쏟아 부은 실장석인 모양이다. 화장도 안 된 그냥 실장석은 훨씬 기가 죽는다. 옆에서 테프픗, 하고 비웃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이 아이에게 요즘 유행하는 롤스트레이트를 해주고 싶은데요.”

“아……. 자실장에게 스트레이트는 자실장이 난동을 부릴 수 있어서 성체실장에게만 해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리코타는 강도 높은 훈육으로 최고의 예의범절을 가르친 세레브 중에서도 세레브 사육실장이에요. 난동을 부릴 리가 없다구요.”

“그렇다고 해도 숍 규칙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이봐요, 당신 알바에요? 내가 여기 VVVIP인데 그깟 생머리 하나를 못 해줘? 내가 이 가게에 준 돈이 얼마인지 알아? 당신 월급 받는 것도 내 덕분이야, 내 덕분! 생머리를 해달라는데 그냥 해주면 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여기 점장 나오라 그래!”

“아니, 그게…….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진상이 걸리다니, 직원 뿐만 아니라 다른 애호파들의 눈살도 찌푸려지지만 실장석의 코디가 보통 재벌이 아닌 것 같아 냅다 큰 소리도 못 치겠고, 그냥 못 본 척 넘어간다. 직원은 자실장도 가죽벨트로 의자에 고정한 뒤 실장석용 고데기를 준비한다. 시작하기 전 직원이 실장석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설명을 시작한다.



“실장석은 원래 머리가 길고 꼬불꼬불해서 바로 스트레이트를 하면 머리가 땅에 질질 끌려요. 그래서 끌리지 않게 끄트머리만 살짝 자를 거니까, 너무 겁먹지 마세요.”

[데에…… 데스.]

“그러면 나중에 다시 머리에 펌이나 웨이브 넣으면 원래보다 더 짧아지는 거네요?”

“네. 그래서 일부러 스트레이트를 안 하시는 고객분들도 계시고 평상시에도 너무 길어서 좀 짧은 게 좋다고 일부러 짧게 하시는 고객분들도 많으세요. 건강에 문제는 없으니까 어느 쪽이든 고객님 마음에 드시는 걸로 하면 되세요.”

“그럼 상관 없어요.”



평범한 성체실장은 많이 긴장하긴 했지만 빵콘하지도 않고 잘 대답한 반면 자실장은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 한다.



[테텟, 아타치의 머리카락을 자르는테치? 이건 세레브하고 고귀한 아타치의 머리카락테치! 주인님이 가꿔준 소중한 머리카락테치! 죽어도 못 자르는테치!]

“리코타, 다 널 위한 거니까 가만히 있도록 하세요.”

[하지만 주인님! 이 똥닌겐이 아타치의 보배를, 이 나라의 보배를 훼손하려드는테치! 건방진 노예인테치! 공포의 쓴맛을 보여주는테치! 주인님!]



옆에서 자실장과 직원과 주인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평범한 친실장은 이미 시작한 상태이다. 머리카락을 끄트머리부터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나가는데 아무리 세레브해지기 위함이라지만 소중한 머리카락이 잘린다고 생각하니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주인이 친실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입에 콘페이토를 물려주자 조금은 진정된 듯, 적어도 훌쩍이는 소리는 내지 않는다. 그에 비해 옆의 자실장은 아직까지도 시끄럽다.



“리코타, 주인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사육실장이 될 수 없다고 말했을 텐데요?”

[아타치는 주인님의 말을 전부 듣는테치! 그런데 어째서 이런 똥노예한테 아타치의 머리카락을 자르라고 시키는테치? 어째서 아타치를 이런 의자에 묶는테치? 고문틀인테치?아타치가 뭘 잘못한테치! 왜 아타치를 고문하려는테치! 주인님 학대파로 각성하는테츄? 아타치를 고문하려는테츄? 테에엥! 아픈 건 싫은테치! 죽는 건 싫은테치! 독라도 싫은테챠아!]

“조용히 하세요! 사람들이 다 보잖아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아타치를 독라로 만들다니 주인님은 너무한테치!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들실장이 되는 것인테치! 사육실장이 이런 일을 할 리 없는테치! 올렸다 떨어트리기는 싫은테치! 테에엥! 아타치는 친절한 주인님이 좋은테치!]



강도 높은 훈육이라더니, 체벌은 전혀 하지 않은 모양이다. 체벌도 학대라고 생각하는 골수 애호파에게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무슨 짓을 하든 주인은 칭찬만 해주는 사람이며, 자신을 아프게 하지 않는다고 믿게 된다. 때문에 자기 실수로든 사고로든 의도치 않았든 자기에게 해가 가해지면 그것을 견딜 수 없어 주인을 부른다. 하지만 이 경우는 행동의 주체가 주인이므로, 주인을 벌해달라고 주인을 부르는 꼴이다. 내가 그래서 자실장은 스트레이트가 안 된다고 했잖아, 직원이 속으로 중얼거린다.



“리코타, 조용히 하지 않으면 오늘 콘페이토는 없을 줄 알아요!”

[테에엥! 테에엥…….]



이미 의자에 묶인 채라 움직일 수 없어 입과 총구만 거하게 움직이면서 눈물과 똥을 쏟아낸다. 의자는 실장석이 앉는 의자니 당연히 빵콘 처리용 구멍이 뚫려있어 자실장이 쏟아내는 똥은 모두 배설물 처리용기로 들어간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의자에 묻고 자시고가 아니라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육실장이 빵콘을 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는 망신을 당한 진상 주인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이걸 때리지도 못 하고 어쩐다. 그래도 조용해졌으니 다시 미용이 시작된다. 직원이 아직 머리카락에 날붙이도 대지 않고 분무기로 물이나 뿌려 줬을 뿐인데 자실장이 다시 난동을 부린다.



[이건 뭐인 테챠! 이건 뭐인 테챠! 탈모제인테치! 독약인테치! 아타치 독약은 싫은테치! 독라도 싫은테치! 마마! 마마아아아아아!]

"그냥 물이에요, 물!"

[아타치는 그 정도 거짓부렁에 속지 않는테치! 마마! 똥닌겐들이 아타치를 독라로 만들려고 하는테챠아아아아!]

"리코타……!"

"저희가 그래서 자실장에게 스트레이트는 무리라고……."

"괜찮으니까 빨리빨리 하기나 해요!"



주인이 핏대를 세우면서 자실장을 쏘아보자 자실장은 다시 한 번 진정한다. 헌데 제대로 진정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죽음의 위협을 느껴서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다. 직원은 못다 뿌린 물을 마저 뿌려주고 속으로는 제발 난동좀 제대로 피워줘라, 하고 바라면서 자실장의 머리칼을 한 움큼 자른다. 머리칼이 덩어리져서 많이 자른 것처럼 보이지만 본디 이 정도 자르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 자실장은 머리카락이 잘리는 감각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금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픈 테치! 아픈 테치! 아타치 죽는테치! 아픈 건 싫은테치! 이런 주인님 싫은테치! 학대파는 싫은테치! 아타치는 사육실장인테치! 어째서 아타치가 이런 학대를 받아야하는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



머리카락을 잘랐을 뿐이기에 아픔은 전혀 없다. 자실장이 느끼는 아픔은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 자실장의 난동 때문에 머리카락을 더는 자를 수 없게 되자 직원은 가위를 거두고 진상 주인의 얼굴은 점점 썩어들어가기만 한다. 그렇다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체벌할 수도 없으니(애초에 체벌을 한 적이 없기도 했고) 주인은 그저 소리만 지를 수 있을 뿐이다.



"리코타! 그만 하라고 했지!"



헤어샵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 소위 무협소설에서 '사자후' 라고 일컬을 만한 무공이다. 본 적 없는 주인의 모습에 자신이 정말로, 진정으로 삶의 끝을 마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자실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아양을 떨기 시작한다.



[텟, 텟츄웅~♪ 주인님♪ 주인님은 세레브한테치♪ 아타치도 세레브한테치♪ 아타치의 머리카락은 더더욱 세레브한테치♪ 자르면 안 되는테치♪ 머리를 자르는 건 독라분충들이나 하는 짓인테치♪ 애호파 주인님은 그럴 리 없는테치♪ 제발 예전의 세레브한 주인님으로 돌아오는테치♪ 주변에 실장석도 많은테치♪ 저 분충녀석들이나 독라로 만드는테치♪]



하지만 주인의 표정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양은 곧 분충의 상징. 여기에도 사육실장 애호파들이 잔뜩 모여서 생머리 유행에 따라가려는데 그런 자신들의 실장석을 분충으로 매도하는 저 진정한 분충 자실장이 마음에 들 리 없다. 다른 실장석들이 들으면서 소리 없이 데픗, 하고 비웃는다. 다른 사육실장을 비웃는 건 분충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주인들이 교육하지만 지금 저 자실장을 사육실장이라고 생각하는 편은 아무도 없었다. 그 자실장의 주인을 포함해서.



“오, 오늘은 아무래도 안 되겠다. 다음에 다시 오겠어!”

“네? 에……. 가, 감사합니다. 또 이용해주십시오…….”

[테에? 테에에에에? 테챠아아아아아! 싫은테치! 학대는 싫은테치! 아타치는 사육실장인테치! 세레브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는테치! 어째서 아무도 아타치를 도와주지 않는테치! 이 세상은 불공평한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참다 못한 진상주인은 자실장이 의자에서 풀려나자마자 옷도 갈아입히지 않고 목줄을 질질 끌면서 헤어숍을 나간다. 자동문이 완전히 닫히고 나서야 주변에서 별꼴이야, 분충이나 인분충이나, 직원분들 마음고생이 심하시겠어요, 기타 등등 소리가 나온다. 의자에 앉아 머리를 손질하는 실장석들도 시끄럽게 데스데스 테치테치 말이 많다.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래서 자실장에게 스트레이트는 안 된다고 하는 건데……."

"이런 일이 자주 있나봐요?"

"하루이틀은 아니지만 이런 악질은 흔치 않죠."



난동으로 인한 폭풍과 자실장이 빵콘한 배설물은 얼마 안 가서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그 사이 평범한 실장석의 생머리는 끝이 났다. 머리가 비록 조금 잘렸어도 곧게 펴진 머리는 자르기 전의 꼬인 머리와 정확히 일치하는 위치까지 내려온다. 머릿결도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외려 예전보다 머리카락을 확 펼칠 때 찰랑이는 모습이 예술적이다.



“어떠신가요?”

[데스, 데스우……!]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는 실장석. 주인도 실장석도 꽤나 만족한다.



“이야, 생머리만 해도 모습이 확 달라지네.”

[그런데스우? 주인님 마음에 든다니 와타시도 마음에 드는데스.]

“흑발 염색까지 하고 나면 더 귀여울 거다. 얼마죠?”

“실장석 매직스트레이트 12만원입니다.”



주인은 카드로 비용을 지불하고 헤어샵을 나선다. 평범한 옷에 평범한 얼굴을 한 생머리 성체실장,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오늘은 주인님이 애써서 꾸며주셨으니 뽐내도 괜찮겠지, 성체실장은 의도적으로 고개를 조금씩 움직여 머리를 일부러 찰랑이면서 주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간다. 가는 길에 웬 독라 자실장 하나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성체실장을 쳐다보았지만 성체실장은 그런 초라한 독라노예따위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

와타시도 머리 자르기는 싫은데스... 와타시의 머리는 소중하단말인데스!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