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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 참피로 요리왕 비룡 더 마스터 미스터 초밥왕 요리하는 소설 마담 구르메 2부 - 25. 중화실장요리 잔치 (3)

[10여분 후, 01:45PM, K시 휴지구 연합동 차이나타운, 실장중화요리점 '마초반점'] 차이나타운 주변에 자리잡은 식자재마트에서 청경채, 대파, 마늘잎, 고수 따위 같은 야채들과 이름 모를 중화풍 향신료 몇 통을 경차에 꽉꽉 채워넣곤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까지 정작 모자라다는 실장육은 우지 한 마리 없이 빈 손인 채로였다. '사장님께서 실장육도 모자라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 쪽은 따로 맡은 사람이 있어요.' '따로 맡아요?' '누구냐면- 헤, 양반은 못 되네.' 그 사람이 누군지 곧 알게 되었다. 마백도 사장의 중국집으로 향하는 양 갈림길 저편에서 SUV 한 대가 다가오고 있었고, 앞유리창 너머로 안면이 있는 얼굴 둘이 비쳤다. 여기서 보게 될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던 둘, 장사영과 경리 사샤였다. '사장님도... 오셨네요.' '구제업체도 겨울엔 널널하잖아요? 저래뵈도 대책없이 자리 비워두고 올 사람은 아니에요.' '그거야 그렇죠. 그래도...' 알지, 이맘때 쯤엔 일감이 팍 줄어드는 거. 겨울을 맞은 공원과 길거리 들실장들의 태반이 얼어죽거나 굶어죽고, 살아남은 나머지도 자기 골판지에 틀어박혀 오매불망 봄만 기다리게 된다. 즉 거리에 실장석이 싹 사라지게 되고, 실장석들 본실과 구제업자들 빼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된다. 당연히 구제 의뢰나 민원도 급감하게 되는데, 먹을 게 있는 시장이나 식당가 인근에 꼬이는 분충들 조지는 일이나 아파트 단지에 빌붙어 월동하려는 것들 걷어내는 일 같이 나름의 일감이 있긴 하지만 업계의 주력 사업인 공원이나 농촌 구제업은 사실상 다음 해 봄을 기약해야 한다. 그래서 실장석이 그렇듯 구제업자의 겨울 역시 덩달아 추운 법이다. 할 일도 없을테니 우리를 초청한 장본인이 여기 오지 말라는 법 없지만, 그래도 솔직히 별로 달갑지 않은 건 사실이다. 괜한 걱정같기는 해도 추석 때 마담과 장사영이 만나서

실장석 참피로 요리왕 비룡 더 마스터 미스터 초밥왕 요리하는 소설 마담 구르메 2부 - 24. 중화실장요리 잔치 (2)

 [다음 날, 10:14AM, '마담 구르메' 브리더룸 학대방] 출근해 조회를 마치고 나니 왠일로 각자 업무를 준비중이어야 할 마담과 가영씨가 최철웅 실장과 매니저를 불러놓고 뭔가 양해를 구하고 있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할 마백도 사장의 중국음식점 역시도 실장독감 유행의 여파 때문에 식자재 재고를 많이 줄여둔 상태였고, 그래서 내일 저녁 있을 도치 군의 생일파티를 대비해 부랴부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미료나 식실장 중에 부족분이 꽤 있어서 하루 말미로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시대요. 아무래도 저희가 조금 도와드려야 할 것 같은데, 구르메 식구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연차를 하루만 더 써야 할 것 같아요.' 연신 미안해하는 가영씨지만 정작 답하는 쪽은 별로 불쾌해하는 기색은 없어보인다. 실장요리 하나에 매달려 인생을 살아온 실장인과 밥 없이는 살아도 학대 없이는 못 살 닌겐상. 방향성이야 다르지만 어쨌든 실장석을 다루는 이 바닥에서 몇 안 될 '즐기는 자'인 둘이 일을 마다하는 몇 없는 경우를 접하고 있고, 그 이유도 지극히 당연한 혈육의 생일잔치를 돕는 일이니깐. '괜찮습니다. 오히려 제가 찾아가지 못해서 미안하군요. 도치한테 안부나 좀 전해주십시오.' '구르메는 저랑 실장님이 잘 맡고 있을게요. 마담도 언니도 부담갖지 말고 얼른 가보세요.' '고마워 다혜야. 그럼 믿고 다녀올게.' '그럼 다녀올게요. 아 그리고 철수씨. 혹시...' '브리더룸 일이라면 잘 보고 있을게요. 걱정 말아요.' '...알았어요. 그럼 나중에 봐요.' 매니저 역시 오히려 둘을 밀다치시피 갈 길을 재촉한다. 그렇게 마담과 가영씨가 인사를 마치고 정문을 나섰고, 나는 오늘 스테이크감들 할당량 채우러 브리더룸으로 향했었다. 어째 뭔가 말하려던 가영씨 쪽이 조금 토라진 눈치였지만 일은 일이니까... '테..테붸에에...' 음, 이 터진 자국

실장석 참피로 요리왕 비룡 더 마스터 미스터 초밥왕 요리하는 소설 마담 구르메 2부 - 23. 중화실장요리 잔치 (1)

 [수능 다음 날, 12:03PM, '마담 구르메' 식당 구역] 어제 저녁은 수능 끝나고 스테이크 썰러 온 가족 손님들이 몰려든 덕에 모처럼만에 바쁜 하루였다. 홀 팀의 매니저나 주리 양은 이번 기회에 아직 실장독감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르메가 다시 성수기를 맞기를 바라는 눈치지만 그게 쉽게 되련지는... 그 놈의 실장독감이 어서 지나가길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 '점심 시간 되면 정신없었는데... 요새 좀 편해졌지?' '쉿! 미자야. 매니저님 듣겠어.' 보다시피 이 시간이면 엉덩이가 바닥에 붙을 일이 없던 오전조 웨이터 미자와 영민이도 아직 손님이 없어 한가롭게 의자에 앉아 수다나 떠는 중이다. 매니저가 저걸 보면 그리 좋아하지 않겠다만은... '......안그래도 다 듣고 있걸랑?' '어맛! 죄송해요 매니저님...' '죄송합니다...'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쑥덕거리던 웨이터 애들이 그새 나타난 매니저를 보고 바짝 쫄아붙었다. 하지만 막상 저쪽은 성질을 내는 대신 그냥 가볍게 한숨만 쉬고 넘어가 버린다. 장사가 시원찮은게 애들 잘못도 아닐 뿐더러 하루이틀 있는 광경이 아니어서 그렇다. '에휴우... 니네들 잘못은 아닌걸 뭐 어쩌겠어? 그래도 어제 간만에 좀 바빴으니까 다행이지.' '저희도 이젠 바빴으면 좋겠어요. 힝, 며칠째 이러려니 놀고 월급 받는 기분이라구요.' 비수기인 초겨울에 가까워진데다 아직 지난 달 내내 데스넷 검색어에 올랐던 실장독감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덕에 족발 의뢰가 끝난 지금도 손님들이 반이나 겨우 채우는 상황이다. 살아남은 헬스실장들을 매각하고 받은 대금과 의뢰비 덕에 그런대로 수입은 나오고 있지만 이렇게 한산한 분위기론 그다지 일할 맛들이 안 날 것이다. 다행히 무능함의 상징이나 진배없던 실석관리부의 공무원들이 모처럼만에 일이란 걸 해준 덕에 조기진압에 성공해서 맹위를 떨치던 실장독감의 기세가 서서히 줄고 있다고 하니

실장석 참피로 요리왕 비룡 더 마스터 미스터 초밥왕 요리하는 소설 마담 구르메 2부 - 22. 헬스실장 왕족발 - (6)

 [헬스실장 프로젝트 17일차, 15:05PM, 헬스클럽 '벌크 앤 짓소'] 실장태보와 피자 파티를 겪고 3주차에 접어들면서 교육생들을 둘러싼 분위기는 점점 나태함과 이기심, 자기합리화라는 실장석 본연의 분충성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거기에 이제 스무 마리 남짓에서 줄어 열 마리도 안 남은 99번과 에이스 무리들을 향한 따돌림과 주체못할 식탐까지 겹치니 옆에서 관리하는 입장상 슬그머니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형식상으로나마 남겨둔 오후의 근력 운동 시간이 찾아왔지만, 이미 저네들식 세레브의 기준이 바뀌어버린데다 이전의 강제성이 사라진 자율운동으로 규칙이 느슨해지자 운동에 진지하게 임하는 식실장들은 이제 몇 없다. 그래도 그놈의 세레브가 걸렸다고 생각들하시는 태보 시간엔 좀 열심히 하는가 싶더만, 지금은 아령 몇 번 들어올리다 멀찍히 던져놓고 잡담이나 받아둔 간식 먹기에 바쁜 녀석들이 대다수고, 아예 대놓고 대자로 뻗어 코를 골아대는 똥벌레들도 심심찮다. 아직까지 제대로 하는 놈들은 우상에서 왕따로 전락한 99번과 그 친구들뿐이다. 1대 50 달성은 벽에 막혀 좀처럼 발전이 없고, 새로운 실세가 된 13번이 틈만 나면 시비를 걸고 방해를 놓는데도 녀석은 굴하지 않고 얼마 안 남은 동료들을 이끌고 운동에 전념하는 중이다. '데그으으으으읍! 데힉! 쉬익... 쉬익...' '자자, 너무 무리할 거 없어 그러다 다치면 더 오래 걸리니까!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 천천히 해보자.' '쉬익... 쉭... 관장사마 말이 맞는 데스. 잠깐 쉬어보는 데스요.' 15, 18, 14... 3kg 모자라는구만. 정 관장이 아예 녀석들에게 1대 1 지도까지 해주며 도와주고 있지만 정체기가 쉽게 극복되지는 않는다. 사흘 간 겨우 2kg을 더했고, 오늘은 아직 무게를 더 늘리지 못하고 있다. '헬스는 파워리프팅이 아니야. 네 몸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해. 알겠지?' '새겨듣는 데스우.' 스포츠 음료를

실장석 참피로 요리왕 비룡 더 마스터 미스터 초밥왕 요리하는 소설 마담 구르메 2부 - 21. 헬스실장 왕족발 - (5)

 [헬스실장 프로젝트 14일차, 10:12AM, 헬스클럽 '벌크 앤 짓소' 사무실] 다음 날 아침 구보는 정 관장과 가영씨만 나갔고, 나는 마담과 매니저, 차장님 일행을 맞기 위해 체육관에 홀로 남았다. 오늘은 어느 정도 완성된 실장족발도 대접할 겸 조리 팀과 브리딩 팀의 진행 정보를 교환하고 일정을 짜기 위한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마담에겐 가영씨가 부탁한 별도의 용건 하나가 더 붙어있다. 30년 끓인 짓소산 간장양념에 삶은 족발 맛도 맛이지만 사실 나를 포함해 브리딩 팀 세 사람 다 마담의 '용건'에 더 관심이 있는 차였다. 헬스에 대한 실장석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그거다. 근육 키우는 데는 크게 도움되지 않지만 현상유지와 특히 다이어트에는 써먹기에 따라 상당히 유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만기 박사님이 귀 통증을 가라앉히려면 쉽게 피로해지지 않도록 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그걸 아가씨한테 추천해 주셨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완전 아가씨 취향이었지 뭐에요? 주방일 마치고 퇴근하면 자기 전에 꼭 한 시간씩은 푹 빠져 지내요.] '흐흐. 거 참, 마담한테 그런 취미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해봤는데. 역시 사람은 오래 알고 봐야 한다니깐...' 식실장 교육생 녀석들 잠자리도 정리하고 사무실에 의자도 가져다 놓는 동안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구보는 족히 30분은 넘게 걸리니, 실장족발을 가져온 마담과 조리 팀 인원들이 도착한 거다. '다들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대리님도 수고 많으셔요.' 마담과 차장님, 매니저에게 가볍게 인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안내했다. 매니저가 들고 온 락앤락 몇 통에서 고소한 간장냄새와 실장향이 솔솔 풍겨오는 걸 보니 족발은 저 안에 넣어왔나보다. '아가씨는 어디 가셨죠?' '체육관 관장님이랑 같이 식실장들 구보시키러 나갔습니다. 반 좀 넘으면 들어오시겠네요. 츄릅.' '딸꾹, 대리님. 참피들

실장석 참피로 요리왕 비룡 더 마스터 미스터 초밥왕 요리하는 소설 마담 구르메 2부 - 20. 헬스실장 왕족발 - (4)

 [헬스실장 프로젝트 10일차, 08:02AM, 헬스클럽 '벌크 앤 짓소'] 2주차에 접어들고 본격적인 트레이닝이 시작된지도 사흘째, 체육관 안쪽 구석에 마련한 식실장들 임시숙소에서 사고가 터졌다. 뭐 사고라기보단 실장석의 예측 불가능한 본성상 마침내 올 것이 왔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고, 그 내용과 대응법을 가영씨도 어느 정도 계산에 넣어둔 상황이긴 했지만 이번 사고는 스케일이 좀 심하게 컸다. '씨뿔, 흑발자라니... 어째 참피들 주제에 너무 조용히 지낸다 싶었지.'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로 쓰는 자기 사무실 휴지통을 비우려던 정 관장이 휴지통이 엎질러지고 볼일(...) 본 휴지 두 뭉치에 사람 것이 아닌 체액과 운치가 묻은 걸 보고 기겁해서 나와 가영씨를 호출했다. 덕분에 헬스클럽 출근 시간인 열 시보다 두 시간은 일찍 출근하는 신세가 되었고 짜증이 잔뜩 올라 툴툴거리며 체육관이 있는 2층으로 올라왔는데, 나미가 자기 주인에게 대강 상황을 보고하는 중이었다. '주인사마, 멋대로 자를 가진 똥벌레가 나온 거에요!' '다 듣고 왔어. 퇴근하기 전에 셋이서 교대로 불침번 세워놨잖아? 어제가 립톤 차례였지. 걔는 뭐했대?' '다른 똥벌레들이 운치 마렵다고 찡찡대서 화장실 데려가 주던 거에요.' '에휴, 그래 알았다. 오늘부턴 내가 남든지 해야지 원...' 뒷목을 잡고 끙끙거리던 가영씨가 나미에게 한 가지를 더 물었다. 아직 범인이 누군지 듣지 못한 것이다. '뭐 더 볼 것도 없겠네. 그것들 독라 맞지?' '척하면 척인 거에요.' 앞장서는 나미 뒤를 따라 함께 임시숙소 한복판의 독라 구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독라 반독라들한테 특별히 잠잘 구역까지 정해준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기 좋아하는 실장석들의 습성상 온전한 머리카락에 신발까지 얻은 에이스들과 어중간한 반독라들, 여태까지 남아있는 20여 마리의 독라들은 끼리끼리 뭉쳐 자는 습관을 갖